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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21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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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6·20 청와대 개편’ 카드에는 이날 타결된 한미 쇠고기 추가 협상과 함께 말 그대로 전면 쇄신을 발판 삼아 촛불 정국을 넘어 국정 운영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복심(腹心)’인 류우익 대통령실장은 물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MB노믹스’의 설계자이자 최측근인 곽승준 국정기획수석비서관까지 퇴진시켰다. ‘1기 이명박 청와대’의 색깔을 지우고 명실상부한 ‘이명박 집권 2기’를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새로 구성된 2기 청와대는 수석비서관들을 두 팀으로 나눠 ‘2원 체제’로 운영키로 한 점이 눈에 띈다.
정무 민정 외교안보 홍보특보 라인은 맹형규 정무수석비서관이 주도하는 정무팀으로, 경제 국정기획 사회정책 교육과학문화는 박병원 경제수석비서관의 정책팀으로 나뉘게 되는 것. 이동관 대변인은 “맹형규, 박병원 수석비서관은 각 팀장으로 선임 수석비서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 시절 내각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외교안보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도한 사회정책팀으로 나눈 것을 참고했다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는 이번 개편으로 야권의 반발을 어느 정도 잠재우고 18대 국회 개원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 맹형규 전 의원의 정무수석비서관 기용 등 인선 과정에서 당 의견을 경청하면서 당-청 관계도 이전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까지의 당-청 간 이상 기류는 무엇보다 1기 청와대 구성 과정에서 당이 소외된 데 따른 측면이 컸다.
그러나 역시 핵심은 촛불 민심이 대통령의 인선 카드와 쇠고기 추가 협상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달려 있다. 그만큼 이번 주말은 쇠고기 정국이 진정될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듯하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