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 가락’ 손학규, 10일 집회에는 참석

  • 입력 2008년 6월 9일 18시 46분


촛불집회 참여 여부를 두고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던 통합민주당 손학규 공동대표가 10일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리는 6·10항쟁 기념집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 내에서는 여전히 손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쇠고기 파문을 계기로 민주당 내부의 정체성 논란도 본격화하고 있다.

손 대표는 9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통 야당으로서 민주화를 이루는 데 자부심을 갖고 참여한 민주당이 6·10항쟁 기념행사에 거당적으로 참여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당초 손 대표는 이날 아침까지도 6·10항쟁 기념집회에 참석할지 여부를 최종 확정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퇴진까지 거론되는 곳에 공당 대표가 나갔다가 배후 세력이라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개별 의원들은 참석하되 본인은 거리를 두는 방안을 고려했던 것.

하지만 다음달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지도부의 '자기 사람 심기'에 불만을 품은 인사들이 손 대표의 정체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자 집회 참여 쪽으로 선회했다는 게 주변의 해석이다.

다만 "현명한 가장은 어둠이 오기 전에 등불을 닦는다. 당장 오늘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신중한 정국 대응을 시사해 강경파들과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우원식 전 의원은 이날 언론에 전달한 서신을 통해 "민주당 지도부는 정파의 이익을 위해,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장이 아닌 구석에서 고차방정식을 계산하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문학진 의원은 8일 손 대표를 겨냥해 "차라리 한나라당으로 가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민주당은 9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 겸 '국민주권 민생안전 비상회의'를 열고 쇠고기 문제를 비롯해 고유가 대책, 대운하 저지 등을 처리할 5개 대책위원회, 6개 본부 체제를 발족했다.

또 10일 오후에는 국회에서 '쇠고기 재협상 실현과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청원을 위한 국민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연 뒤 서울 시청 앞으로 이동해 서명 운동을 벌이고 촛불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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