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정비계획 실체는 대운하 강행”

  • 입력 2008년 5월 26일 02시 58분


용역참여 연구원 “반대논리 뒤집을 정답 요구받아”

동료 - 국토부 “개인 의견… 정답 강요한 적 없다”

대운하 연구용역에 참여 중인 국책연구소 연구원이 인터넷에 “4대 강 정비 계획의 실체는 운하”라는 주장을 올리고, 담당 팀장이라고 밝힌 사람이 이를 전면 반박하는 글을 올리면서 관련 논란이 진실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은 23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올린 글에서 “한반도 물길 잇기와 4대 강 정비 계획의 실체는 운하 계획”이라며 “국토해양부로부터 매일매일 (대운하) 반대 논리에 대한 정답을 내놓으라고 요구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머리를 쥐어짜도 반대 논리를 뒤집을 대안이 없으며, 수많은 전문가가 10년을 연구했다는 실체는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스스로를 ‘본의 아니게 국토부의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사이비 과학자’로 소개한 뒤 “‘보안각서’를 썼기 때문에 글을 올리는 자체로 불이익이 따르겠지만 국토의 대재앙을 막기 위해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제대로 된 전문가분들이라면 운하 건설로 인한 대재앙은 상식적으로 명확하게 예측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24일에는 김 연구원이 소속된 연구팀의 팀장이라고 밝힌 사람이 김 연구원의 글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같은 포털사이트에 올려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김이태 님의 연구팀장입니다’란 제목의 반박 글은 “반대 논리에 대해 정답을 강요받은 적이 없다” “보안각서 작성은 정부가 발주하는 연구용역에 대해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절차”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또 “김 연구원이 맡은 수질 분야는 과학기술적 자료에 의해 판단하기 때문에 정책적 판단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이 “운하 관련 사업을 밀실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는 “정부 출연 5개 연구기관이 공동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운하사업지원단은 정부의 공식 조직”이라고 반박했다.

국토부도 25일 “김 연구원의 주장은 개인 의견일 뿐이며 반대 논리에 대한 정답을 강요한 사실이 없고, 국토부의 공식 조직이 연구용역을 총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건설기술연구원 측은 “김 연구원에 대해 징계 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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