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는 反美 아니라 反광우병 시위”

  • 입력 2008년 5월 21일 03시 14분


김효석 원내대표 외신기자 회견… 재협상 촉구

통합민주당 김효석(사진) 원내대표는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과 관련한 외신기자 회견을 열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는 반미(反美) 시위가 아니다. 한국 국민이 반대하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광우병 위험 쇠고기”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 국민이 든 촛불에는 자신과 아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염원이 깃들어 있다”면서 “(촛불집회에) 반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협상의 기준이 된)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은 권고사항일 뿐 절대기준이 아니다”라면서 “당연히 실제 미국인들이 먹는 쇠고기 기준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객인 한국의 요구가 높아지면 미국 내 광우병 사전예방조치도 강화될 것이며 이는 미국 국민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면서 “양국 간 책임과 신뢰의 기반을 흔들고 있는 쇠고기 파동을 재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수입 금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모든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에 대한 수입을 중단할 수 있는 검역주권 확보 △도축 소 항구적 월령 표시 의무화 △한국 정부의 미국 현지 조사권 부여 △미국 소에 대한 월령 식별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막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비록 한나라당이 다수당이지만 국민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어 그냥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은) 쇠고기 재협상이 완료되면 비준 여부를 논의할 것이다. (피해 계층)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미 의회의 추이를 봐가면서 적절한 시점에 처리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연 배경에 대해 “촛불집회가 자칫 반미 시위로 보일까 우려했다”면서 “협상을 막 끝낸 정부가 또 재협상을 언급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야당이지만 측면에서라도 물꼬를 터보자는 심정에서 외신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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