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한정 6억 대가성 여부 수사 초점”

  • 입력 2008년 4월 22일 02시 52분


이한정 “의원직 사퇴 안해”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한정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법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국회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수원=연합뉴스
이한정 “의원직 사퇴 안해”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한정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법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국회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수원=연합뉴스
비례대표 공천받은 직후인 이달초 돈전달 사실에 주목

검찰 “李씨 차용증 제출 안해… 문국현 관련여부도 수사”

李씨 연변대 학력-균발위 경력 등 허위 기재 혐의 부인

창조한국당 이한정(57) 비례대표 당선자가 21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당에 6억 원을 넣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천을 대가로 특별당비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친박연대 및 창조한국당을 포함해 다른 정당으로까지 급속하게 확대되는 듯한 양상이다.

실질심사에 앞서 의원직 사퇴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국회의원직은 사퇴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날 오후 9시 47분 수원구치소로 가기 직전 담담한 어조로 “국민과 문국현 대표에게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공천대가 의혹이 수사 초점=이 당선자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당에 건넨 돈은)공천 대가가 아니라 단순하게 빌려준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단순히 빌려준 것”이라는 이 당선자의 말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임광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이 당선자가 6억 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당에 건넨 시기는 이달 초.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직후라는 점에 검찰은 주목한다.

검찰 관계자는 “이 당선자는 돈을 빌려준 것이고, 차용증이 있다는 뉘앙스를 비치면서도 차용증을 제출하지도 않았다”면서 “결국 돈을 줬다는 것은 시인한 것이므로 돈 용도를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공천을 대가로 특별당비 명목의 돈이 건네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당 대표인 문국현 당선자와의 직접적인 관계가 파악된 것은 없지만 이 부분도 수사가 필요하다”며 “이 당선자의 혐의는 허위학력 기재이지만 수사의 초점은 허위학력이 아니라 공천 대가다. 앞으로는 공천 대가 문제에 초점을 맞춰 집중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당선자는 18대 총선 정당공보물과 선관위 홈페이지에 광주제일고, 수원대 석사학위를 허위로 기재하고 위조된 중국 연변대 졸업증명서를 선관위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상임위원, 광주 5·18부상동지회 상임고문 등의 허위 경력을 선관위에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락가락한 해명=그러나 이 당선자는 영장실질심사를 전후해 장황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이 당선자는 “연변대는 본부대학이 아니고 5년 과정의 성인교육원을 다녔고, 내일 이 대학 교무처에서 항공편으로 졸업증명서를 떼올 것이다”고 당장 확인하기 어려운 주장을 펼쳤다.

또 “수원대 석사논문은 최고 논문상까지 받았는데 2000년 선거 때 취소됐으며, 현재 석사학위 복원과정에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상임위원직 기재는 제 실수다.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직으로 당연직이었는데 사무요원이 착오로 잘못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이 당선자는 실질심사 과정에서도 검사가 혐의를 제시하면 기존 주장을 그대로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가 강하게 추궁하자 “몸이 아프다”며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수감되기 직전 “오늘의 이 죄와 고통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다. 원내에 들어가면 사회복지의 향기를 품은 의원이 될 것”이라고 말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다시 강조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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