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방미]潘유엔총장 만나 “탈북자 관심 가져달라”

  • 입력 2008년 4월 17일 02시 55분


이명박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13시간 55분간의 비행 끝에 취임 후 첫 순방지인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실무 방문(working visit)’ 성격에 맞게 별도의 환영 행사 없이 숙소인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에 짐을 푼 이 대통령은 시차에 적응할 사이도 없이 곧장 차세대 한인동포와의 대화-동포 리셉션-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만찬 연설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했다.

이날 저녁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만찬에는 도널드 그레그 이사장, 에번스 리비어 회장,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정·관·재·학계 인사와 교포 600여 명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피에르호텔에서 열린 뉴욕 동포 리셉션에서 이 대통령은 “새 정부 들어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의 후진적 요소를 선진적으로 바꾸면 미국이 0.5% 성장하더라도 우리는 올해 목표치(6% 안팎)에 가까운 성장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의) 공직자들은 과거 하찮은 작은 권력도 행사하려 했다. 말은 봉사한다고 했지만,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기업인들에게 불편을 준 게 사실이다”면서 “새 정부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조직은 줄여 나가려 하고 있고 앞으로 2단계 조직개편도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중 국적 및 재외국민 참정권 허용 여부에 대해 그는 “선진적인 규정대로 바뀔 것”이라면서 “중국 같은 나라에서 정체성이 다른 국민이 있는 등 단순한 것이 아닌 만큼 신중히 하되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에서 열린 ‘차세대 한인동포와의 대화’에서 “교육 금융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젊은 교포 2세들을 스카우트하려 한다”면서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교포들을 1년 또는 2년 코스로 모집하고 있고 올해 500명 정도를 뽑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16일 오전 뉴욕증권거래소를 찾아 당일 개장을 알리는 오프닝 벨을 눌렀다.

이어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해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분단된 한반도에서의 핵과 인권 문제, 특히 탈북자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의 국가원수가 유엔을 방문해 탈북자들의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유엔 차원에서도 난민 문제,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정치적 난민을 다루는) 유엔고등판무관실과 논의해 유엔헌장이 규정한 자유와 인권을 탈북자들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뉴욕=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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