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30% 물갈이’ 타깃은 호남의원?

  • 입력 2008년 3월 12일 02시 59분


“누굴 뽑을까…”통합민주당 쇄신 공천을 이끌고 있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공천심사 회의 도중 옆자리의 공심위원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전날 처음으로 55개 선거구 공천자를 공개한 민주당은 이날 비호남지역 경합 선거구에 대한 심사를 계속했다. 박경모 기자
“누굴 뽑을까…”
통합민주당 쇄신 공천을 이끌고 있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공천심사 회의 도중 옆자리의 공심위원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전날 처음으로 55개 선거구 공천자를 공개한 민주당은 이날 비호남지역 경합 선거구에 대한 심사를 계속했다. 박경모 기자
현역 141명중 38명 확정… 103명중 42명 탈락 불가피

인재난 非호남 현역 공천 가능성… 결국 호남서 손봐야

통합민주당이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 30% 교체’ 약속을 지키려면 아직 후보자가 확정되지 않은 지역의 현역 의원 10명 중 4명이 탈락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非)호남권은 인재풀이 적어 현역 의원의 공천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호남지역은 의원 2명 중 1명이 탈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르면 12일 호남 일부를 포함해 우열이 분명하게 가려진 곳의 공천자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확정한 1차 공천자 55명 중 38명은 해당 지역구에 단독 신청한 현역 의원이다. 단수 지역에서는 현역 의원이 한 명도 탈락하지 않고 본선에 진출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의원 141명 중 공천이 확정된 38명을 뺀 103명이 ‘30% 물갈이’ 대상으로 남게 됐다.

30% 배제 기준을 적용하면 탈락 대상 의원은 42명으로 공천 미(未)확정 의원 10명 중 4명은 본선 문턱을 밟지 못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한 공천심사위원은 “산술적으로는 10명 중 4명이 탈락하지만 호남지역 현역 의원 31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다소 편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강세 지역인 호남에 메스를 대야 ‘개혁 공천’의 취지를 살릴 수 있기 때문에 이 지역 현역 의원의 물갈이 비율은 전체 평균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공천심사위원회는 11일 현역 의원의 의정활동 평가와 관련한 세부 배점 기준을 발표했다.

100점 만점에 법안 처리 건수 30점, 본회의·상임위·의원총회 출석률이 20점씩 60점, 당직·국회직·정부직 역임에 따른 가산점을 10점으로 하되 당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등은 10점을 인정하기로 했다.

본회의 등 출석률은 50% 미만은 기본 5점이며 4% 올라갈 때마다 1점씩 가점을 받는다.

공심위는 12일 중 호남 현역 의원 가운데 탈락 대상을 확정해 2차 배수 압축을 한 뒤 1, 2위 후보 간 점수 편차가 큰 곳은 공천자를 내정해 당 최고위원회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금고(禁錮) 이상 형 확정자 배제’ 기준에 걸려 공천 탈락 위기에 놓인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과 이호웅 김민석 전 의원 등의 재심을 요구하는 탄원이 줄을 잇고 있다.

한편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 공심위 회의실을 찾아 박재승 공심위원장과 전략 공천의 최종 권한을 놓고 논쟁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손·박 공동대표는 당헌·당규상 대표와 공심위원장 사이에 ‘합의’로 돼 있는 전략 공천 관련 규정을 ‘협의’로 바꾸자고 주장했으나 박 위원장이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 영상취재: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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