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부처 고위직 인선 살펴보니…‘MB맨’은 22.5%

  • 입력 2008년 3월 10일 02시 59분


이명박 정부의 장차관 및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공직자(120명) 가운데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도왔던 ‘MB(이 대통령의 이니셜)맨’은 27명(22.5%)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와대가 7일 11개 외청장 인선 결과를 발표한 것을 포함해 그동안 이 대통령이 임명 또는 내정한 정부 부처 장차관급은 현재까지 모두 69명. 이 가운데 경선이나 본선에서 이 대통령을 도왔던 MB맨은 1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주도했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 대통령의 ‘멘터(Mentor·후견인 조언자)’ 격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대표적인 ‘MB맨’에 속한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외곽조직이었던 ‘선진국민연대’ 주요 멤버로 여론주도층을 결집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경선 때부터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관리를 담당했고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으로 이 대통령과는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바른정책연구원’을 맡아 정책 및 공약 개발에 앞장섰다.

신재민 문화부 2차관은 초창기 캠프인 ‘안국포럼’ 때부터 전략 홍보 기획 등을 맡았던 ‘이명박 브레인’이었고 이봉화 복지부 차관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부터 신뢰했던 인물. 권종락 외교통상부 1차관은 본선 과정에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다. 이들 3명에 대해 해당 부처에서는 ‘실세 차관’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경선 때부터 이 대통령의 법률자문역을 했던 이석연 법제처장과 정책 개발에 깊숙이 참여한 장수만 조달청장도 ‘MB맨’으로 분류된다.

청와대는 정부부처보다 MB맨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비서관급 이상 총 51명 가운데 15명이 해당된다.

류우익 대통령실장, 곽승준 국정기획수석비서관,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은 경선 초창기부터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경선이 한창 치열할 때 캠프에 합류했고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은 이 대통령의 교육 관련 정책을 도맡았다.

이 밖에 MB맨으로는 김인종 경호처장, 이종찬 민정수석비서관,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 장다사로 정무1비서관, 추부길 홍보기획비서관, 김희중 제1부속실장, 박흥신 언론1비서관, 배용수 제2부대변인, 곽경수 언론2비서관, 이태규 연설기록비서관 등이 있다.

이명박 정부의 순수 MB맨 합류 비율이 전체 4분의 1 정도에 이르는 것을 두고 이 대통령 주변에서는 “이 대통령이 실용주의를 내세워 과거 인연 대신 실력을 중시한 결과”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자신을 도왔던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적지 않았느냐”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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