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100원 올라 서민들 큰 타격…민생에 모든 정책 초점을”

  • 입력 2008년 2월 28일 02시 55분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처음으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했다. 수석비서관 회의는 토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열리지만 이 대통령은 수요일에만 참석할 예정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처음으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했다. 수석비서관 회의는 토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열리지만 이 대통령은 수요일에만 참석할 예정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李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 첫 주재

“부처 업무보고 관련 현장 나가 받도록”

靑회의 1시간이내-보고서 3쪽 안넘게

“(며칠 전) 세계 곡물 시장에서 밀가루 가격이 하루에 22% 올라 라면 값이 (봉지당) 100원 올랐다. 서민들은 (타격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모든 정책의 초점을 실용주의적 경제 살리기, 특히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할 것을 강조하며 던진 말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처음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계 경제 여건이 굉장히 어렵고 물가가 세계적으로 올랐다. 새 정부는 비경제 부처까지 ‘경제 살리기’라는 국민적 기대에 맞춰 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 “주말에는 음식점 등 찾겠다”

이 대통령은 또 “내각이 구성되면 각 부처 업무 보고를 현장에서 받는 것도 고려하자. 지식경제부의 경우 중소기업 관련 현장에 나가서 받으면 된다”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밝힌 ‘현장행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만 있으면 서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저도 주말에는 (청와대를 나와) 민생 현장을 찾겠다. 음식점이나 가게를 가서 ‘대통령이 찾아간 집이기 때문에 장사가 잘된다’는 말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참석하는 모든 행사의 의전도 실용주의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하자”며 “(대통령에 대한) 과중한 경호로 번거로운 행사가 될 경우 국민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는 만큼 간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28일 자신이 참석할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 대해서도 “가건물이나 단을 세우거나 페인트칠을 새로 하지 말라고 해라. 대통령을 위해 새로 꾸미는 일은 실용 개혁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 간소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 서두 없이 바로 핵심 보고

청와대는 또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앞으로 모든 회의를 세미나를 방불케 하는 장시간 토론 대신 압축적이고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27일 확정된 청와대 회의 운영안에 따르면 향후 청와대 회의는 △1시간 내 종결 △서두 없이 바로 핵심 보고 △보고서는 A4 용지 3쪽 이내 △회의 참석자는 최소 △주요 현안의 시계(視界)는 중장기가 아니라 10일 이내 등의 5대 원칙에 따라 진행된다.

이에 따라 공직사회의 각종 보고와 회의 체계도 ‘전통적’ 방식을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토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열리는 수석비서관회의는 중장기적인 국정 토론보다는 정국 및 정책 현안에 대한 ‘일일 현안 점검 회의’ 형식으로 열린다. 이를 위해 수석비서관들은 당일 오전 조간신문 주요 보도 내용을 담은 스크랩을 직접 열람하며 회의에 임하기로 했다.

매월 마지막 금요일 오전에는 대통령 주재로 확대비서관회의를 열어 한 달의 국정과제를 결산 및 점검하기로 했다. 이 회의에는 수석비서관은 물론 비서관 전원이 참석한다.

이렇게 모은 의견과 아이디어는 매주 월 목요일에 열리는 업무조정회의를 통해 구체화되어 각 부처에 전파된다.

한편 청와대는 초기 업무상 혼선을 피하기 위해 각종 보고서 작성 양식과 글자체, 글자 크기까지 결정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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