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김씨 부친, 與실세 믿었다고 발언”

  • 입력 2007년 12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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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金씨 거래 있었나”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선거대책회의에서 ‘김경준 씨 기획 입국설’ 관련 기사를 보여 주며 범여권과 김 씨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범여권-金씨 거래 있었나”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선거대책회의에서 ‘김경준 씨 기획 입국설’ 관련 기사를 보여 주며 범여권과 김 씨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BBK의혹 끝나지 않았다”대통합민주신당 박영선 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원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2000년 기자 시절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인터뷰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BBK의혹 끝나지 않았다”
대통합민주신당 박영선 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원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2000년 기자 시절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인터뷰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 당 “사실이라면 李 면죄부 받았겠나”

■ ‘김경준 기획입국설’ 정치권 공방

“정치공작 이 땅에서 뿌리 뽑아야” 한나라, 검찰에 수사 나설 것 촉구

“증언자 - 녹취과정 신뢰할 수 없어” 신당 반박… 昌측 공식입장 안내놔

한나라당이 7일 ‘여권 고위직과 김경준 간 빅딜’을 주장하는 미국인 수감자의 증언 녹취 CD를 공개하면서 김경준 씨 국내 송환을 둘러싼 ‘기획 입국설’의 실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정치 공작임이 드러나고 있다”고 거세게 몰아붙였고, 대통합민주신당은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CD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김경준 씨와 2006년 1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연방구치소 내에서 가깝게 지냈다는 테클 지게타 씨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변호인 데니스 장에게 구치소 면회실에서 김 씨의 국내 송환 과정에서 정치적 거래가 있었다는 증언을 했다. 대화는 7분 45초간 이뤄졌고 장 변호사가 묻고 지게타 씨가 답하는 형식이다.

그는 “올 3월부터 한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김 씨 면회를 자주 왔고 김 씨가 그 면회를 기다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면회 온 사람들은 어떤 부류냐’는 질문에 그는 “여권 고위직들이 김경준과 딜을 했는데, 변호사나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라고 한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잠시 일한 적이 있다는 지게타 씨는 ‘면회하면서 무엇을 갖다 줬느냐’는 질문에 “한국에서 녹음된 DVD를 많이 주고 김경준은 그것을 듣고 보고…, 그중 눈에 익은 사람들도 보이더라”며 “(구치소 내) 도서관 서기로 일해 비치된 컴퓨터로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경준은 BBK는 ‘내 소유고 내가 의사 결정권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격해지는 정치권 공방=한나라당은 검찰을 향해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김경준의 검은 배후가 누구든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해야 한다”면서 “이 땅에서 정치공작이 영원히 없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포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한 주간지 보도를 인용하며 “김경준 씨 부친인 김세영 장로가 ‘여권의 실세들을 너무 믿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다녀갔다고 한다’, ‘이명박만 떨어뜨리면 정동영 후보가 당선된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하는데 그 발언이 사실이라면 (범여권이) 광범위하게 정치공작을 한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증언을 한 지게타 씨에 대한 신뢰 여부와 녹취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정봉주 의원은 이날 “오늘 언론보도는 취재원부터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며 “각종 장비를 구치소 안으로 갖고 갈 수 없는데도 구치소에서 대화 내용을 비밀리에 녹음했다면 변호사 자격이 박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7분가량 녹음을 했다고 하는데 어떤 방법으로 녹음을 했는지, 무슨 이유와 근거로 보도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현미 대변인은 “정부가 개입했다면 왜 이명박 후보에게 면죄부를 주는 수사결과가 발표됐겠느냐”며 “‘김경준 기획 입국설’을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은 말을 아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김경준 씨의 기획입국설에 대해선 캠프 내에서 공식적인 논의가 없었다. 우리와 무관하다는 말밖에는 할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녹취를 한 장 변호사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한국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 대통합민주신당 주장에 대해 조만간 내 입장을 공개할 것이다”고 반박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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