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측 ‘역공’ - 昌측 ‘당혹’ - 鄭측 ‘망연’

  • 입력 2007년 12월 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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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 나선 한나라당=한나라당은 이날 검찰의 발표로 ‘BBK 사건=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이명박 후보의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무소속 이회창,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즉각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대대적인 역공을 폈다.

이와 함께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는 ‘경제 대통령’을 기반으로 한 정책 선거를 주도해 차별화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검찰 수사결과 발표 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파탄 세력의 정치 공작은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 후보를 비롯해 대통합민주신당 측이 지금까지 무차별적으로 제기한 BBK 관련 의혹에 대해 고발 등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촬영 : 이종승 기자

‘이명박 특검법안’ 상정과 검찰 수사 비판 움직임에 대해서도 ‘대선 깽판 음모’ ‘막가는 행동’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비난했다. 강 대표는 “특검법안을 내겠다는 것은 끝까지 공작 정치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명박 후보는 이날 오전 당사 후보 집무실에서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수행실장 등과 TV로 검찰 발표를 지켜보며 김경준 씨의 주장이 허위로 드러났다는 대목이 나오자 “저런 일로 이렇게 (오래)…”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반(反)이명박’ 공조 가능성 제기=“무척이나 당황스럽고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는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의 말처럼 무소속 이회창 후보 캠프는 5일 격앙된 분위기였다.

이 후보는 서울 중구 단암빌딩 21층 캠프 사무실에서 강 팀장, 이흥주 홍보팀장, 이영덕 공보팀장 등과 점심도 거른 채 회의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이어 2층 사무실을 방문해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한 뒤 기자들에게 침통한 목소리로 “과연 우리 국민이 얼마나 검찰의 결과 발표에 대해 신뢰할 수 있을지, 국민의 의혹을 전혀 풀지 못한 조사 발표”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촬영 : 신원건 기자


촬영 : 신원건 기자

이 후보는 한나라당 측의 후보 사퇴 요구에 대해 “또 황당한 소리를 하고 있다”면서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강 팀장은 “오늘은 검치일(檢恥日)”이라며 “검찰의 수사 결과 (한나라당이) 무능한 좌파정권과 손을 잡은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명박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가 이명박 후보의 BBK 사건을 무혐의 처리해 주는 대신 이명박 후보 측은 노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보장했다는 ‘합작설’을 제기한 것. 캠프 일각에서는 “기대했던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오기가 사실상 힘들어진 것 아니냐”며 침통한 반응이었다.

▽망연자실…검찰 맹공=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 대통합민주신당 의원과 당직자들은 한동안 망연자실했다. 함께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TV로 검찰 발표를 지켜본 김효석 원내대표, 유인태 이목희 의원 등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가 검찰에 제출했던 증거는 어떻게 된 거냐”며 탄식했고, 유 의원과 이 의원은 “믿을 수 없다. 검찰이 너무 심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다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렸다. 특히 대통합민주신당이 이날 발의한 ‘이명박 특검법안’이 결국 대선 이후 총선을 대비한 것 아니냐는 주장마저 나왔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오후부터 서울 중구 명동과 종로구 세종로 일대에서 ‘검찰 규탄 집회’를 열며 전열 정비에 나섰다. 집회 참석자들은 1980년대 운동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부르며 반독재 투쟁을 하듯 검찰을 지탄했다.

민병두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대중은 대선 정국에서 크게 요동친다. 지지자들은 처음에는 실망하겠지만 검찰 수사에 분노해 결국 결집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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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김동주 기자


촬영 : 김동주 기자


촬영 :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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