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昌, 먼저 인간이 돼야”

  • 입력 2007년 11월 23일 03시 07분


코멘트
“두번이나 정권 놓친 장본인이 당과 후보에 비수”

김영삼 전 대통령은 22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에 대해 “먼저 인간이 돼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극동포럼 초청 특강에서 이 전 총재의 한나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에 대해 “자신의 무능과 잘못으로 두 번씩이나 집권의 기회를 잃게 만든 장본인이 이제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과 후보에게 비수를 들이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바른 명분이 정치의 생명인데 수신(修身)도 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치인치국(治人治國)을 할 수 있으며 법과 원칙을 저버린 사람이 어떻게 감히 국민 앞에서 법과 원칙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김 전 대통령은 “이런 정치적 배신과 반칙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국민의 정치 불신은 더욱 깊어 가고 있다”며 “정치도, 대통령도 모두가 인간이 되고 난 뒤의 일이다. 우리 모두 함께 ‘먼저 인간이 되라’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전 총재 측은 “어떤 대응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검찰의 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거론하며 “내가 대통령 재임 중 김대중 씨의 1300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 규모의 부정축재 자금 문제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를 하면 김 씨 구속이 불가피할 것이고 대선을 치를 수 없는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판단해 검찰총장을 불러 직접 수사 유보를 지시했다”며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사실상 BBK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유보를 촉구한 것이다.

이에 김대중 전 대통령 측은 논평을 내고 “사실무근이다. 당시 비자금 문제는 신한국당이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조작한 것이고, 검찰은 근거가 없어 수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특강엔 김수한 전 국회의장,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권오기 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 공로명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 씨 등이 참석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