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민주당 통합협상 중대고비

  • 입력 2007년 11월 18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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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양당 대선후보·대표 4자회동을 통해 합당 및 후보단일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던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실무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자칫 통합이 무산될 수도 있는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양당은 당초 제시했던 합당시한을 하루 앞둔 18일, 최대쟁점인 △최고위원회·중앙위 등 의결기구 신당·민주당 동수 구성 △전당대회 내년 총선 이후 개최 문제에서 별다른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다.

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날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반부패, 좋은 성장, 가족행복의 가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후보"라며 후보단일화를 공식 제안했다.

정 후보가 문 후보에게 단일화를 공식 제안한 것은 단일화 논의에 부정적인 문 후보를 설득하려는 의도이겠지만 여기에는 문 후보를 개입시키고 '단일화 정국'을 조성함으로써 민주당을 견제하고 통합을 압박해보겠다는 함의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당 선대위 상임고문인 김한길 의원은 '통합과 후보단일화에 대한 입장'이란 보도자료에서 "대선을 눈앞에 두고도 특단의 노력 없이 사실상 체념한 것처럼 보인다면, 그리고 다음 총선이나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오히려 국민들이 영영 우리를 외면할 것"이라면서 "통합과 연대도 그런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양당의 통합 노력을 촉구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앞에 한 약속인 데 지키지 않으면 당도 아니고 후보 자격도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박상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이 지나면 통합이 자동무산되기 때문에 신당이 지연작전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통합 및 후보단일화가 무산될 경우의 대비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신당과 민주당이 이처럼 통합협상에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데는 두 가지 쟁점 모두 의원 개개인의 거취와 직결되는 총선 공천권에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의결기구 동수 구성과 전당대회 총선후 개최'는 양당이 합당하면서 당권을 양분하고 이 같은 권력 구도 하에서 총선 공천을 실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신당은 "사실상 민주당에 총선 공천 지분을 인정한 것"이라며 개정을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합당에 참여하는 소수파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개정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양당이 '통합 무산'을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미 정치적으로 통합선언을 한 마당에 이를 번복했다가는 대선을 코 앞에 두고 공멸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며칠 사이 극적인 타협을 이룰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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