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2일 평양 4·25문화회관 앞 광장에 나타난 김 위원장은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때와 비교해 다소 활력이 떨어지고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
2000년 정상회담 당시 평양 순안공항에서 활기찬 모습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하던 때와는 상당히 달랐다.
올해 65세인 김 위원장은 1차 정상회담 때보다 전체적으로 노쇠한 분위기가 많이 풍겼다.
먼저 환영식장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오른쪽 어깨가 처진 비스듬한 자세로 어색하게 서 있었다. 귀 옆으로 하얀 머리가 눈에 띄게 많아졌고 얼굴에 주름살도 많이 늘어난 상태에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2000년에는 선글래스를 썼으나 이번에는 일반 안경을 썼다.
김 위원장은 1차 정상회담 때 김 대통령과 두 손을 맞잡은 뒤 포옹했던 것과 달리 노 대통령과는 한 손으로 ‘의례적인’ 악수를 하는 데 그쳤다. 김 위원장은 1차 정상회담 때 비행기에서 내리는 김 대통령을 향해 박수를 치며 다가섰지만, 이날은 노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자신의 앞으로 다가올 때까지 선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10여 분 동안 진행된 의전행사 때도 김 위원장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예전보다 배가 더 많이 나오고 몸집도 조금 불었지만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면 건강에 치명적인 이상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삼성서울병원의 한 의사는 “복부비만 등 김 위원장은 당뇨병 환자에게 볼 수 있는 체형과 비슷하다”면서도 “당뇨병 합병증이 진행되면 살이 많이 빠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아직 그런 단계까지 온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강남성심병원 의사도 “피부가 푸석푸석한 것으로 봐서는 신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화면으로만 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위원장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등 10여 년 전 근거리에서 여러 차례 만나 본 경험이 있는 한 탈북자는 이날 TV 화면에 나타난 김 위원장의 모습을 보고 “얼굴이 많이 부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보다 머리도 더 많이 빠지고 흰머리가 생긴 데다 배도 더 많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5월 독일 베를린 심장연구소 소속 의사 6명이 평양을 방문하면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잇따른 외신 보도에 대해 “김 위원장이 심장병 당뇨 간질환 등 지병이 있지만 활동을 못할 정도로 악화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