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해명용' 그친 청문회

입력 2007-09-19 18:59수정 2009-09-26 13:1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9일 이규용 환경부장관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자질과 도덕성, 정책수행 능력 등을 검증했다.

이 후보자 가족의 위장전입 문제가 국민의 정부 시절 낙마한 장상, 장대환 총리서리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가족의 위장전입 문제와 겹치면서 청문회의 핵심 이슈가 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으나 실제 상황은 전혀 달랐다.

홍준표 환노위원장은 "첫 아들과 둘째 아들이 학교를 전학한 이유와 내용을 얘기하라. 다른 분들도 계속 물을 것이기 때문에 (후보자가) 내용을 얘기하고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이 후보자에게 먼저 해명기회를 줬다.

이 후보자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전학 간 학교에서 폭력사건 피해자가 됐고 중학교는 먼 곳에서 다니고 싶다고 해서 옮겼다"며 "둘째는 반대로 자기 초등학교 친구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해서 다시 옮겼다"고 해명했다.

그는 "작은 아이가 나중에 외고에 진학했는데 자기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이공계로 전학가려고 해서 다시 옮기게 됐다"며 1993년과 1996년, 2000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위장전입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어떤 사정이든 그렇게 한 것은 잘못됐고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자진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가볍게 처신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반성하고 더 열심히 일하겠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 기자

신당 제종길 의원이 이 후보자에게 "세 차례에 걸쳐 위장전입한 건 인정하는 것이냐"고 묻자 홍 위원장은 "부인이 위장 전입한 것이지 본인이 한 게 아니다"고 설명하다가 제 의원으로부터 "위원장이 변호인이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홍 위원장은 "장상 총리서리는 아들의 미국 국적, 부동산 투기 논란이 있었고 장대환 서리는 부동산 투기 의혹, 특혜대출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전에 문제된 공직후보자들과 이 후보자의 차별성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청와대의 `이중 잣대'를 문제 삼았다. 이경재 의원은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위장전입은 문제제기하면서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은 가벼운 사안이라고 했다"고 지적했고 정진섭 의원도 "이번에 지명할 때도 대통령이 (위장전입 사실을) 알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날 특별한 일정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전 대표는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을 비판했던 박 전 대표가 청문회에 참석할 경우 당내에 묘한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만이 "명백한 불법행위가 세 차례나 있었는데 국회가 왜 이렇게 관대한 지 의아하다"며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다수의 국민은 허탈해할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 후보자의 `무소신 발언'도 논란이 됐다. 그는 전임 이치범 장관이 신당 이해찬 후보 캠프 합류를 위해 장관직을 사임한 사실에 대해 "개인의 정치적 선택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가 "그런 정도도 대답을 못하면 장관으로서 소신이 없는 것"(안홍준 의원)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신당 우원식 의원의 질문에 "특정 당의 대선후보의 공약이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답을 피하다가 "수질이나 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이 "대운하 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나오면 그때 하면 되지 무슨 근거로 검증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지자 "의원님 말씀이 맞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들어와야 권한을 갖고 검토할 수 있다"고 오락가락했다.

또 경유차 배기가스 저감사업 등 환경부 세부 정책 현안에 대해서는 긴 시간을 들여 설명을 하다 홍 위원장으로부터 "답변을 장황하게 하지 말고 요점만 말하는 것도 장관의 중요한 자질"이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