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北가서 핵폐기 말하라는 건 金위원장과 싸우라는 얘기”

  • 입력 2007년 9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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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경제인 간담회11일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한 경제인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김경제 기자
정상회담 경제인 간담회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한 경제인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김경제 기자
盧대통령 “경협 매도하다 무임승차” 李후보 겨냥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열린 청와대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평화 선언도 있을 수 있고, (평화체제) 협상의 개시도 있을 수 있다. 제안할 생각이 있느냐 하는 수준이 아니고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풀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풀려가는 과정은 기정사실이고 이제는 다음 고개가 중요하다’면서 북핵 폐기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서 북핵 얘기하라는 것은 가서 싸우고 오라는 뜻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경제인 간담회에서는 “참여정부가 멀리 보고 결정을 내린 남북경협을 놓고 ‘친북좌파’ ‘퍼주기’ ‘2중대’라고 매도하다 지금 어렵게 조성된 남북 정상회담, 남북 화해 무대에 승차권 달랑 한 장 들고 편승하려 한다. 유치한 정치 행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날 ‘신한반도 구상’을 발표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를 겨냥하면서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대목.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해 막연한 기대감을 표출한 노 대통령의 태도는 성급하다고 지적한다. 6자회담 틀에서 북핵 문제가 논의되고 있지만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까지는 장기간의 줄다리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핵실험을 한 뒤 핵 보유 선언을 했을 뿐 아니라 우라늄농축프로그램 존재 여부에 대해 6자회담 참여국들과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를 약속했지만 이미 제조한 핵무기와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까지 폐기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는 기본적으로 북한과 미국 간 종전 선언에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남북 정상의 논의는 실효성이 없다는 견해도 있다.

한 전문가는 “북핵 문제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이 당사자인 평화체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6자회담 회원국 사이에 불협화음만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47명 발표

박연차 회장-문성근 씨 등 親盧 인사들 포함

한편 정부는 이날 2차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정치 6명 △경제 17명 △사회 문화 21명 △여성 3명 등 47명 명단을 발표했다. 2000년 1차 정상회담(24명)보다 규모가 크게 늘었다.

특별수행원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으로 노 대통령을 지원했던 문성근 영화진흥위원회 산하 남북영화교류추진 소위원회 위원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구본무 LG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정인 연세대 교수 등 3명은 1차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로 특별수행원이 됐다.

청와대는 공식수행원으로 방북할 예정이던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가짜 박사’ 신정아 씨 비호 의혹으로 물러남에 따라 후임 수행원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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