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측 "전직 대통령으로서 할말 한 것"

  • 입력 2007년 8월 28일 16시 36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관련 발언이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김 전 대통령측이 28일 "전직 대통령으로서 할 말을 한 것"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김 전 대통령측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대선개입' 논란을 불식하고 비판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나, "세계 어느 나라든 전직 대통령은 국가 중대사에 발언할 법적, 정치적 자격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안에 대한 언급을 시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논란이 재연될 여지는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측은 이날 최경환 공보비서관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일부 정치권의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지나치다"며 "김 전 대통령은 국내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나, 다만 북한 핵 문제와 남북관계 발전, 대통합 3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 뜻을 국가 원로의 입장에서 말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는 "김 전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 후 그 누구도 말하지 못하고 있을 때 북미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주장해 세계와 국내 여론을 환기시켰고, 그 결과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해결되는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또 김 전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이제 2차 정상회담이 준비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라고 자평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민주 발전을 위해 의견을 개진할 필요성이 있을 때 국가원로로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는 양당제이며 우리 국민들은 이번 대선에서도 여야 일대일의 선거구도를 바라고 있으나, 범여권의 분열과 혼란으로 국민들의 염려와 걱정이 커지게 되면서 김 전 대통령이 범여권의 대통합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대통령측은 "그러나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지는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정책대결은 하지 않고, 불필요한 논란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 이낙연 대변인은 "대통합을 통한 건강한 양당 구도라는 것은 당위이며, 그것을 정치권이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오죽 우리가 못했으면 노(老) 전직 대통령이 그런 말씀까지 했겠는가"고 자성론을 폈다.

이 대변인은 "(DJ 발언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기보다는 현역 정치인들이 부끄러워할 일"이라며 "최근 발언이 정치개입이라고 보지 않으며, 다수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 이런 것임으로 국민을 대신해 말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은 어른이 집안 걱정하듯이 국가원로로서 나라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동안 말씀한 것으로 본다"며 "신당의 대권주자들이 (DJ를) 너무 자주 찾아뵙고, 덕담 수준의 말씀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왜곡 전파함으로써 김 전 대통령을 곤경에 빠트리고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것이 문제"라며 민주신당에 화살을 돌렸다.

유 대변인은 "대부분 논란의 불씨는 신당측에서 일으켰다. 신당과 대권주자들은 김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정책노선을 계승 발전시키는 유일한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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