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빠졌어도 지지율 ‘고만고만’

  • 입력 2007년 8월 2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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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손학규 대리인 악수대통합민주신당 박명광(왼쪽) 김부겸 의원이 21일 각각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정동영-손학규 대리인 악수
대통합민주신당 박명광(왼쪽) 김부겸 의원이 21일 각각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범여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패한 박근혜 전 대표가 선호도 조사 대상에서 빠졌지만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선호도는 답보 상태이기 때문이다.

21일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유재건 의원, 추미애 전 의원이 당에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을 하면서 범여권의 경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본보가 20일 한나라당 대선 경선 직후 박 전 대표를 빼고 실시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범여권의 대선주자 중 10%를 넘긴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 등 범여권 주자 12명의 선호도를 모두 합쳐도 21.7%에 그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선호도 56.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왜 안 오를까=이번 조사와 12일 본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손 전 지사는 ‘6.0%→7.0%’, 정 전 의장은 ‘2.1%→3.4%’,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6%→2.1%’,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1.5%→1.9%’, 이해찬 전 총리는 ‘2.2%→1.8%’, 한명숙 전 총리는 ‘1.7%→1.8%’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손 전 지사 측은 ‘한나라당 출신’이란 약점 때문에 다음 달 3∼5일 치러질 ‘컷오프(cutoff·경선 후보를 추리기 위한 예비경선)’에서 압도적인 1위를 해 대세를 잡아야만 본경선이 순탄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손 전 지사는 범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2일 26.6%→20일 24.3%’로 떨어졌다. 또 ‘한나라당의 표를 가져올 사람은 나뿐’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20일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자 중 손 전 지사를 선호한 비율은 3.7%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민주신당 내에선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이 ‘배신’이라는 인식을 떨쳐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 전 의장 측은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의 표를 끌어들이는 것보다는 이명박 후보의 부패 의혹을 강조하며 대립각을 세워 범여권 지지자들을 규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열린우리당 의장, 통일부 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 등 당정의 요직을 거쳐 인지도가 정점에 있는데도 본보의 올해 여론조사에서 선호도가 1∼3%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친노(親盧·친 노무현) 주자로 분류되는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전 장관은 노선상 한나라당의 이탈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들은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단일화’를 해 앞서 나가는 사람에게 표를 몰아 주자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러나 민주신당 내에서조차 국정 실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친노’ 세력에 대한 불만이 많아 선호도 제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탈출구는 있나=민주신당은 9월 경선을 위한 전국 순회 연설회를 통해 분위기가 달아오른 뒤 10월 14일 결정될 후보가 이명박 후보와 ‘일대일’ 구도를 형성해 선호도가 급격하게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암울한 전망도 적지 않다. 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민주신당=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낙인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나 감동을 줄 수 없어 이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신당의 한 관계자는 “사람도 정책도 열린우리당과 다른 게 없다면 이 후보와 관련된 큰 의혹이 터져 민심의 향배가 바뀌길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촬영: 신원건 기자


촬영: 신원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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