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주자 `조순형 경계령'

  • 입력 2007년 7월 27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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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통합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대권가도에 전격 합류하면서 `조순형 변수'가 범여권 통합구도 및 경선 판도에 미칠 영향력을 놓고 대선주자들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범여 주자들이 조순형 변수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 조 의원의 출마선언으로 통합민주당 자체경선이 성사될 여건이 갖춰졌고, 조 의원이 웬만한 범여 주자를 제치고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범여주자 진영에서는 제3지대 대통합신당과 통합민주당이 각각 후보를 선출해 단일화하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에 대해 난감해 하는 기류가 읽히고 있다.

특히 조 의원 스스로가 민주당 자체경선 이후 후보 단일화로 가는 구도가 맞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민주당을 지켜내겠다'는 조 의원의 주장이 민주당 강경 사수파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 내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독자리그'로 갈 수밖에 없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조 의원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통합민주당이 독자경선을 하고 나중에 단일화하자는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기 위해 단일화의 필요성은 있지만 어차피 민주당 후보쪽으로 단일화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 정봉주 의원은 "민주당이 통합하지 않고 후보단일화를 하려는 구도"라며 "민주당 내에서 독자경선 및 후보단일화에 암묵적 동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측 정기남 공보실장은 "조 의원의 대선출마는 민주당 리그의 성사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고, 이해찬 전 총리측은"조 의원의 출마는 통합구도의 변수가 된다. 현재의 상황은 한마디로 살얼음판"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범여주자들은 조 의원의 자체 경쟁력에 대해 긴장을 풀지 않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 의원이 `반 노무현, 반 한나라당, 비 김대중'이라는 독자영역을 확보하고 있고, `탄핵의 주역', `미스터 쓴소리'라는 이미지를 통해 구축한 대중적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범여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조 후보가 3~4%대를 기록했다"며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의장, 친노후보들과 아직 겨룰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처음 등장한 후보치고는 만만치 않은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리얼미터가 26일 발표한 `범여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결과, 조 의원이 손 전 지사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도 범여주자들은 "정확한 여론이 반영된 것이 아니다"며 애써 무시하는 분위기다.

손학규 전 지사측은 "조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 때문에 친 한나라당 성향의 지지가 있을 수 있고, 반노 세력들도 다른 친노주자들보다 조 의원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동영 전 의장측은 "다른 기관이 24일 실시한 `범여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 의원은 4%대로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후보보다 뒤졌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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