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등 열린우리 탈당파 19명 6개월새 4번째 당적

  • 입력 2007년 7월 2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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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우리가 탈당 전문가 되는 것 아닌가….”

24일 범여권의 ‘제3지대’ 신당이 될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가칭·이하 신당)의 창당준비위원회에 참여한 중도통합민주당의 A 의원은 이렇게 자조적으로 말했다.

A 의원은 통합민주당의 김한길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열린우리당 집단 탈당파 의원 20명의 일원이다. 이 가운데 국민중심당을 탈당해 합류한 신국환 의원을 제외한 19명은 다음 달 신당이 공식 출범하면 올해 들어서만 당적을 4번째 당적을 갖게 된다.

이들의 첫 탈당은 올해 2월 6일. 당시 이들은 “기득권을 선도적으로 포기함으로써 국민통합신당의 밀알이 되겠다”며 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했다. 여기엔 23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김 공동대표는 이 세력을 토대로 5월 7일 중도개혁통합신당이라는 독자 신당을 만들었다. 그는 당시 “오늘의 창당으로 제3지대 대통합의 전진기지를 마련하게 됐다”고 선언했다.


▲ 동영상 촬영 : 신원건 기자

그러나 함께 탈당했던 노웅래 우윤근 이강래 이종걸 전병헌 제종길 의원 등 6명은 “독자 신당은 대통합에 걸림돌이 된다”며 동참하지 않았다. 범여권에선 김 공동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지분과 주도권에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중도개혁통합신당은 지난달 27일 민주당과 합쳐 중도통합민주당으로 ‘변신’했다. 창당한 지 두 달도 안 된 시점이었다. 이들은 또다시 24일 신당 창준위에 참여했다. 이날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한 초선 의원은 “김 공동대표가 당적을 유지한 채 신당 창준위 공동위원장이 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고, 서울의 다른 초선 의원도 “김 공동대표가 민주당에 들어가 통합에 기여한 것은 혹시 인정받을지 몰라도 개별 의원들의 탈당 부담은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공동대표는 이날 “이왕에 밀알로 썩기로 작정했다면 회피하지 말아야 할 결정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 측은 “우리의 당적 변경은 대통합 신당의 밀알이 되겠다고 한 초기 명분을 끝까지 견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집단 탈당파는 다음 달 신당 창당 때 통합민주당이 합류하지 않을 경우 중도개혁통합신당 몫으로 받은 2분기 국고보조금 12억7491만 원도 허공에 날리게 된다.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이 합당해 만든 통합민주당이 이 돈의 법적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

한편 열린우리당의 정동채 유인태 송영길 의원 등 15명과 통합민주당 이낙연 김효석 신중식 채일병 의원은 이날 탈당해 신당 창준위에 가담했다.

이로써 신당은 기존 열린우리당 탈당 그룹인 대통합추진모임 의원 45명, 집단 탈당파 20명, 그리고 25일 합류할 예정인 김홍업 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현역 의원 85석의 원내 제2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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