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씨가 만든 ‘마포팀’에 작년 권씨 합류

  • 입력 2007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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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본 개입’ 朴측 인사 누구

15일 검찰에 의해 구속 수감된 권오한 씨는 경찰 간부 출신으로 지난해 10월경부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외곽조직인 ‘마포팀’에 출근하며 활동해 왔다.

권 씨는 자신에게 이명박 전 서울시장 가족의 주민등록초본 발급을 부탁했다고 지목한 홍모(55) 씨와 함께 마포팀에서 박 전 대표를 도와 온 것으로 전해졌다. 마포팀이 한강포럼을 발족시키면서 한강포럼에서도 활동했다.

서울 성북경찰서 보안과장(경정)을 지낸 권 씨는 박 전 대표를 돕고 있는 한 인사의 소개로 지난해 10월 이 팀에 합류했다. 주로 박 전 대표 관련 루머와 정치권 동향 등을 수집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건물에 있는 마포팀은 정원티엔씨라는 기업을 운영하는 홍 씨가 2002년에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1996년부터 1년 정도 김덕룡 의원의 보좌역을 지낸 뒤 19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사조직인 부국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마포팀은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한 박 전 대표를 돕는 사조직 형태로 움직였다. 지난해 말까지도 박 전 대표의 세 확장을 도운 근거지였다.

마포팀은 특히 올해 초 정관계, 재계, 법조계 등 각계 저명인사 3600여 명으로 구성된 한강포럼을 출범시키는 산파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강포럼 회장은 현경대 전 국회의원이 맡고 있다.

10년 가까이 지근거리에서 박 전 대표를 보좌해 온 홍 씨는 최근까지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대외협력위원회 전문가 네트워크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박 전 대표에게도 별도의 ‘핫라인’ 보고 채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연예인과 체육계 인사들의 박 전 대표 지지 선언을 이끌어 냈고, 과거 민주화 인사들을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도 노력해 왔다.

캠프 내에선 홍 씨가 외곽 조직 관리에 성과를 내며 박 전 대표의 지지세력 규합에 상당한 공을 세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서 “홍 씨는 웬만한 선대위 본부장급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는 박 전 대표에게 캠프에 합류한 일부 의원의 문제점 등에 대해 직언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홍 씨는 선대위에 참여하는 일부 의원에게서 견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주 말 네트워크위원장 직에서 물러났다. 캠프에서 홍 씨를 돌연 해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 캠프가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캠프의 한 관계자는 “홍 씨가 대표의 측근 행세를 하며 물의를 빚고 여러 가지 소문도 있어 해촉한 것”이라며 “이번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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