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김일성 13주기에 참배 안한 까닭은?

  • 입력 2007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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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동상에 헌화김일성 주석 13주기를 맞은 8일 어린 학생들을 포함한 많은 시민이 평양시 만수대 김일성 동상 앞에 꽃다발을 바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일성 동상에 헌화
김일성 주석 13주기를 맞은 8일 어린 학생들을 포함한 많은 시민이 평양시 만수대 김일성 동상 앞에 꽃다발을 바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核관련 중대결단 임박? 참배 안했던 작년 핵실험 강행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에게서 권력을 승계받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유훈(遺訓) 통치’로 북한을 다스려 왔다. ‘위대한 수령’인 김 주석이 남긴 말이 어떤 원칙보다 우선한다는 것으로 권력의 정통성 확보 및 자신의 권력 기반 강화에 이용해 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김 주석의 13주기를 맞은 8일 그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8일 0시를 기해 인민군 주요 지휘관을 대거 대동한 채 최우선적으로 찾았던 종전 태도에 비춰 볼 때 이례적이다. 북한 방송은 지난해 7월 8일에도 김 위원장의 참배 여부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아 2년 연속 참배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1999년 이곳을 참배하지 않았다. 작년과 올해까지 포함하면 1994년 김 주석이 사망한 이래 13년 동안 ‘자식의 도리’를 다하지 않은 것은 세 차례가 된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이례적인 움직임을 두고 북한의 중요한 ‘정치적 결단’이 임박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2호’ 발사 직후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7월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지 않았던 김 위원장은 그해 10월 핵실험을 강행하며 한반도를 핵 공포로 몰아넣었다.

새해 첫날 김 위원장이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는 것이 중요한 정치적 결단의 전조(前兆)라는 시각도 있다. 김 위원장은 △선군(先軍)정치를 시작한 1995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된 1997년 △김정일 체제가 공식 출범한 1998년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듬해인 2001년 1월 1일 0시에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았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올해 1월 1일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한 김 위원장이 ‘2·13합의’에 따른 초기조치 이행과 핵시설 불능화 단계를 넘어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가는 중대 결단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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