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위원 표심 잡아라” 3개국 정상 3色 홍보

  • 입력 2007년 7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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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겸손’, 러시아는 ‘자신감’, 오스트리아는 ‘읍소’.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5일(한국 시간)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열리는 가운데 한국 러시아 오스트리아 등 3국 정상이 각각 다른 스타일로 부동표 공략에 나서고 있다.

2일 과테말라시티에 도착한 노무현 대통령은 숙소에 여장을 풀자마자 AP AFP 로이터 등 세계 3대 통신사와 합동 기자회견을 여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노 대통령의 외신 회견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하루 앞서 이뤄진 것으로 유치전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스케이트를 신고 간신히 걸어 다닐 수 있는 수준이다. 내가 자랄 때 한국은 가난해서 눈이나 얼음 위에서 하는 스포츠는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으면서 동계스포츠 후진국인 한국이 올림픽을 유치해야 할 당위성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와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앞선 프레올림픽 때는 (요트) 경기 운영요원으로 참여했다”면서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될 경우 남북한이) 공동 입장뿐만 아니라 단일팀으로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4년이 되면 남북관계가 상당히 안정된 토대 위에서 대회를 치르게 될 것이다. 남북 단일팀은 남북 관계 진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회견 후 한승수 평창 유치위원회 위원장, 김진선 강원지사,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등 유치위 관계자들과 만찬을 하며 유치 전략을 협의했다.

노 대통령은 3일 오스카르 베르헤르 과테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IOC 위원들과 연쇄 면담을 하며 평창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반면 3일 과테말라에 도착할 예정인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떠나기 직전 올림픽 메달리스트 16명을 만난 자리에서 “소치는 몸을 풀기 위해 레이스에 나선 게 아니라 이기기 위해 경쟁에 참가했다. 투표가 공정하게 이뤄진다면 소치가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오랫동안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군림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대회를 유치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이른 1일 과테말라에 도착한 알프레트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는 2일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잘츠부르크는 돈으론 소치, 평창과 싸울 수 없지만 이미 잘 갖춰진 시설, 안전한 환경, 열정적인 팬 등 소치와 평창에는 없는 것들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치위원장 중도 교체, 지난해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나온 도핑 양성반응 등 악재가 터지면서 세 불리를 느끼고 있음을 보여 주는 발언이다.

구젠바워 총리는 “지금 두 가지 타입의 후보지가 있는데 올림픽 이상에 투표하느냐, 정치적 또는 지리적 요건을 보고 찍느냐의 문제”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과테말라시티=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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