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 잡음' 확산

  • 입력 2007년 4월 5일 14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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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한나라당내 잡음이 확산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경기도 화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에 고희선(58) 농우바이오 회장을 확정한 데 대해 사무처 노조가 '밀실 공천'으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

한나라당은 5일 오전 최고위원회를 열어 논란 끝에 '4·25 재보선 공천심사위'가 추천한 고 회장을 화성 보선후보로 결정했다.

공심위원장인 황우여 사무총장은 "고 회장은 97년 외환위기 때 우리의 농업주권을 지켜 낸 토종기업인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 맞는 인물"이라며 "중졸 학력으로 성공신화를 이뤄 당이 추구하는 가치에도 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회장 공천에 대한 당내 반발은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고 회장은 애초 1차 공천신청자 10명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후보함량 미달' 논란 속에 지난 달 추가공모 때 공천을 신청한 인물로, 남경필 경기도당위원장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처 노조는 이날 국회 대표최고위원실 앞에서 항의시위를 갖고 "고 회장의 647억 원 재산이 그리도 좋은가· 당 지도부는 고 회장과의 커넥션을 즉각 밝히라"며 "여론조사 4위 후보를 공천한 것은 화성시민의 뜻을 왜곡하는 것이며, 당 지도부는 각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또 "여론조사 지지율 1위인 박보환 전 경기도당 사무처장은 해당 지역 출신이 아니라 공천을 못 준다는데 이게 바로 당이 배격해야 할 지역주의 아닌가"라면서 "23년간 당을 위해 헌신한 사람을 토사구팽하는 당 지도부는 앞으로 사무처를, 당원을 동지라 부르지 말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는 일부 화성 주민들도 동참했으며, 이들은 '근조(謹弔) 천막정신 사망'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건 채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특히 지도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날 오후 대전시 서구 월평공원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희망나무 심기' 행사에 불참하는 한편 서울 염창동 당사 주차장에서 긴급 사무처 총회를 열어 밀실공천 취소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최고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이 위기다. 당이 그간 보여준 모습은 '당이 시대변화와 시대정신에 따라가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던져준다"면서 "당이 과연 개혁되고 있는가 하는데 대해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당내 개혁세력을 표방한 사람들은 당 흠집내기에 그쳤고, 스스로 자정에도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그의 이 발언을 놓고 당내에서는 대표적 소장개혁파로 통하는 남경필 의원이 자신의 후원회장을 지낸 고 회장을 추천하고, 지도부가 이를 그대로 인정한 것을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밖에 서울 양천구청장과 경북 봉화군수 후보 공천 문제를 놓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4·25 재보선 공심위는 지난 달 말 양천구청장과 봉화군수 후보로 각각 오경훈 양천을 당원협의회위원장과 김동태 봉화축구협회장을 추천했으나 최고위원회가 반려한 뒤 아직까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오 전 의원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해당 지역구 의원과 지도부가 무소속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진 추재엽 전 양천구청장에 맞설 대항마로 강제 차출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빚어졌고, 김동태 봉화축구협회장은 전과 기록 등이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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