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 이전 결단할 수도" 정운찬 전총장 학기중 결단 '주목'

  • 입력 2007년 3월 23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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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23일 1학기가 끝나기 이전에라도 대선 출마 등 정치참여 문제를 결단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주목된다.

정 전 총장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북미관계 개선 및 남북정상회담 추진 조짐과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도 하락 등으로 범여권의 대선 전망이 다소 호전되고 있는 데다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 사실상 범여권 쪽으로 넘어오면서 자신의 입지에도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 전 총장은 이날 "학기를 끝내겠다고 한 말은 (정치 참여와 관련한) 제 결단시기와 연결시킬 문제는 아니다"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결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강의를 마치겠다는 것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안심시키고 교수로서의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는 뜻에서 했던 말"이라며 "그러나 (학기가 끝나는) 5월말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3월말~4월초 '중대결단'설에 대해서는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정 전 총장은 이달초 언론 인터뷰에서 범여권의 정치참여 요청과 관련해 "이번 학기를 마칠 것"이라고 말해 1학기가 끝나는 5월말 이후에나 결정할 것이란 관측을 낳았다.

정 전 총장의 한 지인은 "일주일에 이틀 정도 수업하는 것인 데 강의를 결단의 시기와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며 "다만 정치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도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범여권은 정 전 총장의 '학기중 결단시사' 발언을 대체로 환영하면서 조기 결단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련의 행보에 비춰 정치참여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만큼 새삼스런 일은 아니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 핵심관계자는 "정 전 총장이 정치참여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본인이 이를 공식화할 시기를 언제로 잡느냐가 남은 문제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이 정 전 총장의 결단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전 총장의 정치참여를 학수고대하던 범여권내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손 전 지사를 거론하는 의원들이 조금씩 생겨나면서 '정운찬 대안론'이 주류를 이루던 종전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정 전 총장의 '정치적 자문역'으로 통하는 민주당 김종인 의원이 최근 "정 전 총장이 먼저 깃발을 들고 결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도 이 같은 역학관계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열린우리당 충청권 의원은 "계속 고민하는 인상을 줄 게 아니라 이제는 대한민국호라는 항공모함의 선장을 맡을 역량과 판단기준을 가졌는 지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전 총장은 당분간 지방을 순회하며 특강을 계속할 계획이다. 다음달 4일 광주 전남대에서 서울대 총장 퇴임 후 처음으로 호남지역에서 강연을 할 예정이며 한림대, 경상대, 부산대 등의 강연일정도 잡혀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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