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일 공군총장 “군수지원 부실… 충격 받았다”

  • 입력 2007년 3월 22일 02시 59분


코멘트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김성일(59·공사 20기·사진) 공군참모총장이 표명한 사의를 수용했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비서관은 “김 총장의 후임 인선은 다음 달 초에 이뤄질 것”이라며 “김 총장은 경질이 아니기 때문에 후임 총장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방부 관계자는 “김 총장이 엔진 정비 불량으로 지난달 13일 충남 보령시 서해안 상공에서 추락한 KF-16 전투기 사고를 비롯한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 주기 위해 김장수 국방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KF-16 전투기 사고 이후 전 비행부대에 대한 직무감찰을 실시한 결과 군수지원 체계의 부실함을 확인했고 많은 관련자가 징계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뼈저리게 반성하며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로 숨진 윤장호 하사의 애도 기간인 1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군 골프장에서 군종 장교들과 골프를 친 것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신임 공군참모총장 후보로는 공사 21기인 배창식 공군작전사령관과 이찬 공군사관학교장, 공사 22기인 이영하 공군참모차장과 김은기 합참정보본부장이 거론되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사고 낸 불량 엔진부품 아직도 버젓이…

다른 KF-16機서 또 발견… 여러 차례 임무 투입

지난달 공군 KF-16 전투기의 추락 사고를 일으킨 불량 엔진 부품이 동일 기종의 다른 전투기에서도 발견돼 공군의 허술한 정비 체계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공군은 지난달 13일 충남 보령시 서해안에서 추락한 KF-16 전투기의 사고 원인이 불량 엔진 부품을 제때 교체하지 않은 정비 불량으로 밝혀진 뒤 동일 기종 모든 전투기의 엔진 정비 실태를 정밀 조사했다.

2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마무리된 조사 결과 추락 사고를 일으킨 것과 동일한 불량 엔진 부품이 다른 전투기에서도 발견됐다. 추가로 엔진 결함이 드러난 KF-16 전투기는 사고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여러 차례 비행 임무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일 공군참모총장이 이날 사의를 발표하면서 부실한 군수지원 체계와 많은 관련자의 징계 가능성에 충격을 받았다고 언급한 것은 공군의 핵심 전력인 KF-16 전투기 정비의 총체적 부실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차제에 KF-16 전투기의 잇단 추락 사고 원인을 근본적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공군의 차세대전투기(KFP) 사업으로 모두 120여 대가 도입된 KF-16 전투기는 1997년 8월과 9월, 2002년 2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모두 네 차례나 추락 사고를 일으켰다. 모두 엔진 계통 고장이 원인이었다.

공군 관계자는 “추락 사고 때마다 KF-16의 비행이 몇 개월씩 중단돼 조종사의 기량과 전력 유지에 미치는 부작용이 크다”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21일 “방위사업청과 육해공군 본부 등 4개 기관의 결산감사를 실시 중이며 공군의 경우 일부 예산이 당초 목적과 달리 전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추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원은 “공군 전투기 추락 사고와 관련한 감사는 실시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