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겨냥 사설 압도적으로 많아"

  • 입력 2007년 2월 26일 17시 23분


코멘트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에 관한 주요 신문의 사설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한 사설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노 대통령은 정치적 공격에 대해 주로 `논리적 설득' 방법으로 자신을 변호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은 26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이귀혜씨가 발표한 박사 논문 `한국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 상황에 대한 방어 메시지의 수사전략 연구'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조선ㆍ동아ㆍ한겨레 등 3개 일간지에서 1987년 1월부터 작년 9월까지 노태우ㆍ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이 거론된 사설 수를 집계한 결과 노 대통령을 겨냥한 사설이 전체 881건 가운데 50.9%인 448건을 차지했다.

노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1년 더 남은 점을 고려해 연간 노출 빈도를 계산하면 노 대통령은 112건이 되며 노태우 전 대통령이 36.8건으로 뒤를 잇고 김대중 전 대통령 28.8건, 김영삼 전 대통령 21건 순이다.

논문은 자신을 향한 정치적 공격이나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대통령들의 변호 태도와 전략 역시 큰 차이를 보였으며, 특히 노 대통령은 `논리적 설득'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씨가 1987년 `6.29 선언' 이후부터 작년 2월까지 발표된 대통령들의 대국민 특별담화문, 기념사, 기자회견 모두(冒頭)연설 등 대통령의 메시지 가운데 정치적 방어 의도가 담긴 73개를 추려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씨는 대통령들의 대국민 설득 방법을 대통령의 신념 및 처신과 정권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에토스', 이해ㆍ신뢰ㆍ동정ㆍ실망ㆍ분노 등 감정에 호소하는 `파토스', 그리고 증거 제시와 논리성을 중시하는 `로고스'로 나눠 적용했다.

그 결과 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3명과 달리 `로고스'를 주로 사용했으며 부정비리, 인권, 외교, 국정 종합, 정치 불안, 인사ㆍ조직 등 거의 모든 이슈에 걸쳐 이 방법을 통해 국민을 설득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경제ㆍ민생 이슈와 관련돼서는 유독 어떠한 변호 전략도 구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부정비리와 정치 불안 등 이슈에 대해서는 여러 변호 전략 가운데 `정당화'를 집중적으로 사용했으며, 사과ㆍ죄책감 등을 언급하는 대목이 전체 방어 메시지의 88.9%에 나타나 `굴욕 감수' 전략 사용 빈도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노 정권이 `국민과의 인식차를 좁히지 못하고 설득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대중에게 강한 정책적 비전은 제시하지 못하면서도 필요 이상의 `로고스'를 부각해 국민을 계몽 대상으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