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한나라 집권가능99%”…‘진보 뭉쳐야 산다’ 메시지?

  • 입력 2007년 2월 21일 02시 58분


“(현재로선)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이 99%가 됐다.”

유시민(사진)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국 진단과 대선 전망이 정치권에서 화제다.

그는 8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은 아마 곧 사라질 것이다. 분당 사태 이전만 해도 열린우리당의 재집권 가능성이 10%였지만 분당으로 그것마저 날아갔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일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유 장관은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거나 탈당 움직임이 있는 사람들이 원내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겠지만 그걸로 끝이다. 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념이라는 깃대를 꽂고 돈과 사람이라는 자재가 들어가야 완전한 집이 되는 만큼 새 당을 만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유 장관의 이런 인식은 현재의 정당 지지율과 대선 주자 지지율을 볼 때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한나라당 정당 지지율은 50%에 육박하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등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을 합치면 70%에 근접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 장관이 실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다른 데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유 장관은 “민주적인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이후 나치 정권의 ‘쇼비니즘(배타적 애국주의)’이 나타났다. 이런 반동은 역사에서 간간이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나라도 이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즉, 한편으로는 한나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99%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의 이전투구(泥田鬪狗)를 조장함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한나라당의 집권은 역사적 반동이니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진보 진영에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파문이 일자 유 장관 측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장관 취임 1주년을 맞아 개최한 저녁 호프 미팅에서 일부 기자가 현재의 정치 상황에 대해 정치평론적 관점에서 분석해 달라는 요구가 있어 비보도를 전제로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며 “부정확한 내용에 대해 일일이 공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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