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특유의 ‘살라미’ 전술로 포식

  • 입력 2007년 2월 15일 02시 56분


코멘트
북한은 13일 끝난 6자회담에서 특유의 협상방법인 ‘살라미(salami) 전술’을 다시 구사했다. 소금에 절여 얇게 잘라 먹는 살라미 소시지처럼 핵 문제를 가급적 여러 개의 의제로 세분화해 보상의 극대화를 노리는 협상술이다.

북한은 이번에 2005년 9·19공동성명 이행의 초기 단계에 속하는 핵 시설 폐쇄 및 봉인 대상으로 1994년 제네바 합의 때 논의됐던 영변 시설에 국한해 협상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핵 실험장의 폐쇄 등은 아예 의제로 삼지도 않았다.

북한은 앞으로 가동될 6자회담 실무그룹 회담에서 이들 문제가 논의될 경우 이번에 합의한 것과는 별도의 추가 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핵무기 운반수단인 대포동 미사일 등 장거리 미사일과 현재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보상을 위한 협상 카드로 쓸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14일 ‘북한이 영변 핵 시설 폐쇄 봉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 검증, 모든 핵 프로그램 목록 협의에 중유 100만 t 규모의 보상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을 뿐 북한이 이행해야 할 핵 불능화와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13일 보도를 되풀이한 조선신보의 보도는 북한의 핵 폐기 이행에 맞춰 경제적 지원 등을 하겠다는 6자회담 다른 참가국들의 생각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등 국제사회에선 북한이 협상 카드들을 분리해 차례차례 꺼내며 이중 삼중의 보상을 받으려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