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2월 7일 13시 5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급선무인 새 교섭단체 구성과 조직의 얼개를 짜는데 주력하는 한편으로, 천정배 의원이 주축이 된 선도탈당 그룹과 외부 정치세력과 손을 잡는 외연 확대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한길 강봉균 의원 등 집단탈당파 의원들은 7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가칭 '통합신당 의원모임' 첫 회의를 갖고 교섭단체 등록을 포함한 향후 활동방향과 일정을 논의했다.
이들은 회의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민생법안 처리에 노력하고 △주말 워크숍에서 조직의 구성과 통합신당 추진의 로드맵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대변인격인 양형일 의원이 밝혔다.
집단탈당파가 당면한 1차적 과제는 원내교섭단체 등록. 불안정한 모임의 형태에서 벗어나 추가적인 세력 규합과 향후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한 안정적 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섭단체 등록시기는 내주초인 12일로 잠정 결정됐다. 탈당을 선언한 의원들이 실무적 탈당절차를 마무리하는데 다소 시일이 걸리는데다 향후 진로를 논의할 주말 워크숍도 예정돼있는 만큼 이를 지켜보고 등록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이미 탈당한 천정배 그룹의 참여 여부다. 일단 집단탈당파로서는 교섭단체 등록시 가급적 외연을 불려놓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 정치적 비중을 가진 천 의원 측을 상대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도실용·보수성향이 강한 이들이 정책의 방향을 '중도개혁'이라고 표방하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이다.
강봉균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 "함께 할 수 없을 정도로 견해차가 큰지, 아니면 조율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견해차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그렇게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양형일 의원도 "서로 충분히 조화될 수 있는 정도의 차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천 의원을 비롯한 제종길 정성호 이계안 최재천 이종걸 우윤근 의원은 이날 오전 '민생정치' 준비모임 결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천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책과 비전이 주가 돼야 한다"며 "금주 말 집단탈당파가 주최하는 워크숍에 참여해 논의를 해볼 것"이라고 말하고 "교섭단체 가입여부는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정책노선에 대한 토론을 거쳐본 뒤 교섭단체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유보적 스탠스인 셈이다.
당 주변에서는 정책적 코드의 이질성으로 인해 천 의원 그룹이 직접적으로 교섭단체에는 가담하지 않은 채 '느슨한 연대'를 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집단탈당파가 풀어야할 또 다른 숙제인 정책노선의 정립과도 직결돼있다.
아직까지 정책좌표를 중도실용으로 갈 지, 아니면 중도개혁으로 갈 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천 의원 측의 영입은 또 다른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
한 탈당파 의원은 "무작정 이념적 스펙트럼을 끌어안으려는 것은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의 소지가 있다"며 "열린우리당 창당세 력으로서 기득권을 갖고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 교섭단체를 대표할 진용을 어떻게 구성할 지도 당면한 과제다. 탈당을 주도한 김한길 강봉균 의원 등은 사실상 '백의종군'을 선언한 상태여서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이종걸 최용규 의원 등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들은 교섭단체 구성과는 별도의 흐름에서 외부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통합신당을 추진한다는 집단탈당의 명분을 살려내고 잔류파의 추가 탈당을 유도하려면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탈당을 주도한 김한길 강봉균 의원을 중심으로 '제3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과 접촉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웅래 의원은 "누가 됐건 그 분들이 들어올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탈당파 내에서는 이미 충청권과 호남권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2·14 전당대회 이후 추가 탈당이 뒤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부는 설 연휴 직후 탈당하거나, 아니면 전대후 한달정도 당 상황을 지켜보면서 '거사'를 결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충청권에 속하는 오제세 이시종 홍재형 의원 등은 전대 이후 한달간 당의 변화 추이를 봐가며 탈당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전의장과 가까운 채수찬 의원은 "생각은 같은데 2·14 전대를 지켜보고 흐름을 보겠다"고 말했고,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문학진 정봉주 의원은 "전대후 한달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천정배 의원과 가까운 안민석 김재윤 이상경 의원은 아직 탈당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유선호 의원은 8일쯤 독자적으로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