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총부리 안으로 겨눠서야” … 朴 “전쟁연상 화법 부적절”

  • 입력 2007년 1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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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에 ‘대선 후보 사전 검증’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나라당 일각에서 당명 변경 주장이 제기되는 등 백화제방(百花齊放)식 논의가 분출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23일 당 중앙위원회 부산연합회 주최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포럼’에서 “검증은 필요하지만 총부리를 안으로 겨누면 안 된다”며 “이 문제로 후보끼리 싸우는 일은 없어야 하고 저도 당내 화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특히 “한나라당에는 정말 훌륭한 후보가 많다. 보배인 박 전 대표도 계시고…”라고 운을 뗀 뒤 “문제는 화합이다. 우리의 적은 북쪽에 있고 상대 쪽에 있지 우리 안에는 없다”고 했다.

그는 일각에서 자신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의 높은 의식수준을 믿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싱글벙글 웃고 다니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애를 키워봐야 교육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거나 전쟁을 연상하게 하는 ‘총부리를 겨눈다’는 말은 네거티브의 전형”이라며 “정치 지도자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화법”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이날 대전 연정국악문화회관에서 열린 충청발전포럼·대전자유포럼 초청 강연에서 “외부전문가라면 몰라도 후보가 후보를 검증하겠다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말도 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이번 대선에서 경제가 제일 중요한 문제고 다른 문제는 별것 아닌 것처럼 말하는 정치인이 있다”며 “경제도 정치와 안보가 튼튼해야 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관심사가 경제라고 해서 외교 안보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경제만 강조하는 것은 인기 영합주의”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측근인 이종구 씨는 “이 전 총재의 이날 발언은 안보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며 특정 대선주자를 겨냥한 발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박 전 대표와 가까운 김무성 의원은 이날 “정권 교체를 위해 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 실용주의로 바꾸고, 열린우리당 민주당 국민중심당의 건전 보수세력을 영입하고, 당명도 바꿔 새로운 체제에서 대선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부산 부경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는 자리에서 “한나라당 단일 세력만으로 집권하려 한다면 또 다시 실패할 수 있다”며 “정체성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 당을 같이해야 50% 이상 득표로 안정된 정권을 탄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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