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원자로 등 핵동결 용의”…김계관 입장완화 시사

2월 초 재개될 6자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핵 동결에 나설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다음 6자회담에서 핵 동결 등 9·19공동성명의 초기 이행조치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그러한 가능성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부상은 이날 베이징 창안(長安)구락부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평북 영변의 5MW 원자로 동결과 그에 상응하는 평화체제 구축 및 대북 에너지 지원 방안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본부장은 김 부상에게 미국이 핵 동결 조치에 맞춰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묶인 북한 계좌 문제를 푸는 방안을 추진 중임을 강조하고 적극적으로 핵 동결에 나서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은 지난주 독일 베를린의 북-미 회동에서 BDA은행 문제가 해결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베이징 6자회담에서 “금융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핵 동결 논의를 시작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굽히지 않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김 부상은 또 BDA은행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엔 “모든 것은 변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미국이 BDA은행 문제를 풀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인 만큼 유연하게 대응키로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천 본부장도 이날 김 부상과의 오찬 회동을 마친 뒤 “(김 부상과) 가까운 시일 안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했다”며 “다음 6자회담에서 적극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게 협의했다”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