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헌 여론설득 '총 동원령'

  • 입력 2007년 1월 12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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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개헌 홍보에 '올인'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9일 대국민 특별담화에 이은 11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계기로 청와대 비서실 전체가 당위성과 제안의 진정성을 알려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관철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김병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과 이정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전날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과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을 신년 인사차 예방, 종교계를 상대로 개헌 협조를 요청한 데 이어 11, 12일에는 청와대 참모들의 방송 출연이 잇따랐다.

11일 밤에는 차성수 시민사회비서관이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데 이어 12일 아침에는 정태호 정무팀장과 김종민 국정홍보비서관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개헌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병완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핵심 참모들도 내주부터 언론사 편집국장, 논설위원, 정치부장 등 간부들을 신년인사를 겸해 순차적으로 만나 개헌안 제안 배경과 취지를 설명할 방침이다.

청와대 참모들이 일제히 '개헌 전도사'로서 개헌 전파를 위해 전면에 나선 것.

청와대가 이처럼 개헌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노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개헌 제안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호소하고 나선 데 대한 후속작업의 일환으로 여론의 흐름을 개헌 추진쪽으로 몰아가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방송사에서 출연요청이 와서 패널들의 성격에 맞춰 출연자를 분배했으며, 필요하면 비서실장도 방송에 나갈 것"이라며 "출연을 요청하는 데 안나가면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야4당이 전날 청와대 오찬회동 초청을 거부하고 나섬에 따라 대 정치권 접촉보다는, 방송 출연 등을 통해 국민들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우회로를 통해 야당의 '개헌 반대론'을 압박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여론의 흐름에 따라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판단에 기인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의 개헌 논의 거부 방침에 대해 "민주주의를 안하겠다는 것"이라고 맹비난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개헌반대 정치세력이 명분을 잃을 수도 있으며, 그 때문에 국민적 지지를 통해서 입장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도 대국민 직접 호소를 통해 여론을 움직이겠다는 방침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는 `개헌 내용에는 찬성하지만 현정부에서의 개헌은 반대'라는 개략적인 여론의 흐름에서 보듯이 개헌 자체에 대한 반대 여론은 높지 않다는 점과 현 정부에서는 안된다는 야당의 주장이 "논리적 뒷받침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라 여론의 역전은 가능하다고 보는 듯 하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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