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송파구 재향군인회관에서 열린 긴급회동에 참석한 대다수 역대 군 수뇌부는 노무현 대통령의 막말 비판에 대해 격앙된 표정과 비장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공동성명서 문안 조율 과정에서는 발표 내용보다 더 강한 수위의 표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군 수뇌부는 노 대통령의 막말 비판을 성토하는 발언이 나올 때마다 큰 박수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지금이라도 주권 문제나 자주 문제와는 전혀 무관한 전시작전통제권 단독 행사를 위한 계획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전 국방장관은 “과거 대통령들은 성탄절과 연말에 군부대를 방문해 한국군과 주한미군 장병을 위문하고 사기를 북돋아 줬는데 현 실정은 매우 대조적이고 정말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한 예비역 대장 출신 인사는 “전시작전권 환수를 반대한 군 원로들을 매도한 데 대해 명예훼손으로 소송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저 사람들이 정말 식견이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김진호 전 합참의장은 “보좌진이 뭘 써 드렸기에 노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나, 주변에서 대통령 보좌를 잘못한 것”이라고 성토했고, 한 국방장관 출신 인사는 “이 땅을 지키다 산화한 호국영령과 그 유족들이 신성한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군대를 썩히는 곳으로 비하한 군 통수권자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참으로 착잡하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 국방장관 출신으로는 김성은, 오자복, 노재현, 이기백, 이병태, 최세창, 정래혁, 서종철, 이종구, 김동진, 이준, 김동신 씨 등이 참석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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