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20억짜리 콩기름공장-병원 지어달라” 엉뚱한 요구

  • 입력 2006년 11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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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으로 영양 결핍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의 영·유아를 돕겠다는 취지로 추진하는 ‘민간단체를 통한 북한 영·유아 지원사업’이 북한의 무리한 요구 탓에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정부와 대북지원단체 등에 따르면 북측은 8월 이후 3, 4차례 진행된 협상에서 영·유아 지원사업의 대상지를 평양 등 대도시 부근 중소 도시로 확대하는 조건으로 평안남도 남포에 120억 원이 드는 콩기름공장과 40억 원이 드는 산원(産院·산부인과 병원)을 지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는 북한 영·유아와 산모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하는 이 사업의 뜻에 대한 몰이해에서 나온 것”이라며 “북측의 요구는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간단체를 통한 남북 간 협의는 정체 상태에 빠졌으며 정부는 의견 조율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업 내용 및 추진 방향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북측이 콩기름공장 건설을 원하는 이유는 북한의 배급체계에서 주요 물자인 콩기름의 생산 증대를 위한 것.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는 “식량과 고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지방 섭취가 모자라는 북한에서는 불포화지방산 섭취를 위해 콩기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북한에서는 식료품 상점에서 콩기름을 드럼통에 넣어 대단위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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