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좌파→민노당, 보수→한나라로 가라”

  • 입력 2006년 11월 10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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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의원
송영길 의원
“열린우리당 내 보수 취향은 한나라당으로 가고, 민노당으로 갈 사람은 가야지, 이건 한나라당인지 민노당인지 구분이 안 된다.”

여당 내 대표적인 386 학생운동권 출신인 송영길 의원은 9일 당 정체성에 혼란을 야기하고 먹칠을 하는 좌파·보수 의원들을 향해 “색깔이 같은 쪽으로 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달 31일 “대한민국 진보개혁세력들은 북한에 대해 명백한 자기 정리를 해야 한다”며 북한을 찬양하는 386세력들에게 ‘자성’을 촉구했던 송 의원이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당내 좌파는 물론 보수 의원들에게까지도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아예 작심하고 색깔론을 내세우며 보수 및 좌파 의원들의 탈당을 강요했다.

송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색깔을 지닌 인사들이 지역이라는 울타리에 묶여 있다. 한나라당은 김용갑 의원부터 원희룡 의원까지 섞여 있고, 우리당도 임종인 의원부터 모모 의원까지 똑같이 다 있다”며 색깔에 따라 의원들을 좌우로 분류했다.

그는 이어 “서로 정책적 스펙트럼이 너무 크다”며 여야 3당을 완전히 해체한 후 공동의 이념과 정책을 지닌 인물들이 모여 제3당을 창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發 소규모 정계개편이 아니라 여야 동시다발적인 정계개편이 거국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또한 ‘중도개혁세력’을 “대한민국 대다수 중산층들이 확고하게 믿을 수 있는 정치세력”으로 규정한 후 구체적인 내용으로 △헌법적 가치를 확실히 수호할 것 △대북관계를 평화적으로 이끌어나갈 것 △미래 경제의 성장 동력을 확충할 것 △낡은 시대의 반공 패러다임을 극복할 것 등을 들었다.

송 의원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계개편의 주된 내용은 ‘지역 대 지역 연합구도로 또 갈 것인가’ 아니면 ‘정책적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새롭게 갈 것인가’다. 한나라당·민주당이 지역주의에 안주하려 하면 우리당도 지역주의 연합을 지향하게 된다”며 “여야가 다 변해야 진정한 의미의 정계개편을 이룰 수 있고 정책에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확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중도개혁세력이 결집해 신당을 창당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2016년부터 65세 이상의 인구가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다. 그때가 되면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고 대한민국 성장 동력도 낮아지게 된다”며 “향후 10년 동안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키우면서 북한 붕괴 같은 급격한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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