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사투나잇’ 편파방송 논란

  • 입력 2006년 10월 13일 03시 00분


KBS가 11일 밤 12시경 방영한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에서 여당 의원과 진보 학자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북한의 핵실험을 미국의 대북 강경 정책 탓으로만 몰아가는 보도를 10여 분간 내보내 시청자들로부터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생방송 시사투나잇’은 이날 대북 포용 정책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을 전한 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 핵실험은 남북 간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대북 정책에서 비롯됐으며 부시 행정부에서 북한의 핵개발이 가시화된 게 사실”이라며 “대북 포용정책은 우리 정부의 전략적 기조이지, 상황에 따라 강온을 조절할 수 있는 전술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고 보도했다.

햇볕정책을 지지해 온 김근식 경남대 정치언론학부 교수는 프로그램 속 인터뷰에서 “북한 핵실험은 북-미 간 적대 관계의 부정적 산물이지 대북 포용정책과 직접적 인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KBS는 또 이 프로그램에서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의 주장을 인용해 “(남한의) 대북 전략 기조가 일관성 없이 흔들려 북한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는 듯한 보도를 했다. 최 의원은 “DJ 정권은 서해교전 때도 금강산으로 관광객을 보냈는데 우리는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쌀과 비료 지원을 끊어 북한에 대한 신뢰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어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조지 W 부시 정부의 일방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고 미국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 이진희 씨는 프로그램 인터넷 게시판에서 “한마디로 모든 잘못이 미국에 있고 북한은 잘못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게 정말 대한민국의 방송인가”라고 물었다. 김재일 씨도 “북핵 사태라는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북한을 두둔하는 어이없는 방송”이라고 개탄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