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시대 개막…한국 중국 정상회담 어떻게 되나

  • 입력 2006년 9월 20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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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部晋三) 총리 시대.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개선, 구체적으로 정상회담은 어떻게 될까.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로 한국 및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최악의 경색국면에 빠져 지난해 10월 이래 '정상 간 대화부재'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아베 신임 총재는 한국 및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열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고이즈미 정권의 최대 오점인 '아시아 외교 실패'라는 비판을 새 정권에서도 이어가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

한국 및 중국과 조속한 정상회담을 열기 위한 외교적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도쿄(東京) 외교가에서는 아베 총재 측이 11월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이라도 '만나만 준다면 깜짝 방한 또는 방중을 하겠다'고 제안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돈다.

그러나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베 총재가 정상회담을 하자면서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지를 약속하지도, A급 전범 분사 등의 대안 조치도 실천하지 않고 있기 때문.

아베 총재는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서는 "갔는지 안 갔는지, 갈 건지 안 갈 건지 말하지 않겠다"는 '애매모호 전술'로 일관하고 있다. 4월 비밀리에 참배한 것도 언론보도로 밝혀졌지만 본인은 함구하고 있다.

한국이나 중국을 배려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정반대로 참배를 계속할 생각임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어찌됐건 아베 총재는 4월에 야스쿠니를 미리 참배함으로써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시간을 벌어놓은 셈. 이에 따라 일본 외무성은 한국 및 중국 측에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참배를 하지 않을 것이니 정상회담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 외교가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내년 여름 이후 참배를 한다면 매년 참배한 고이즈미 총리의 행동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인데, 중국이나 한국이 그런 제안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총재선거기간 중 토론회에서 아베 총재가 보여준 역사인식 또한 중국이나 한국과의 관계 회복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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