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보은 인사 공식 만들어졌다”

  • 입력 2006년 8월 24일 03시 01분


코멘트
‘열린우리당 대구시지부 창당준비위원장→국회의원 선거 낙선→환경부 장관→대구시장 선거 낙선→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정부가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한 이재용(52·사진) 전 환경부 장관의 이력서다.

이 신임 이사장은 5·31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했다 낙선한 지 3개월 만에 건보공단 이사장이 됐다. 그는 17대 총선에 낙선한 뒤 지난해 6월 환경부 장관에 임명됐으나 1년도 못 돼 사표를 던지고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공모과정에서부터 이 이사장 내정설이 파다했다. 이 때문인지 이번 공모에는 이 이사장과 안종주 건보공단 이사, 건보공단 대리급 직원 등 3명만이 응모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건보공단 직장노조와 사회보험노조의 반발을 무시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다른 후보를 들러리로 내세워 ‘낙하산 인사’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이사장이 치과의사 출신으로 보건의료 경험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야당은 이날 일제히 노무현 정권의 ‘보은·코드인사’를 비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열세지역에 총알받이로 출마한 측근의 충성심에 대한 보은인사의 극치”라며 “이로써 ‘총선 낙선은 장관’ ‘지방선거 낙선은 이사장’이라는 보은인사의 공식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일찌감치 청와대에서 낙점해 놓고 다른 후보들을 들러리로 전락시킨 것은 부도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환경부 장관으로서 행정조직 관리 능력도 충분히 검증됐고 수십 년 동안 치과의사로 병원 운영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보건의료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