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도 '바다이야기 의혹제기'에 곤혹

  • 입력 2006년 8월 21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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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21일 사행성 성인게임인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확산 증폭되는 상황으로 빠지자 곤혹스러움 속에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표정이다.

당내의 전반적 기류는 '헛소문에 근거한 무차별적 여권 때리기'라며 정면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도 강하다.

특히 당 지도부는 한나라당이 정치공세 차원에서 근거없는 소문을 유포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정조사 요구를 일축하고 검찰수사와 감사원 감사를 지켜보자는 판단이다.

20일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노 대통령이 "게이트는 아니다"며 "조카와도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한 것도 여당이 이 같은 대응 기조에 무관해보이지 않는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의혹이 있다면 철처히 파헤쳐야 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겠다"며 "조사대상에 성역이 없어야 하고 가능한 한 조속히 의혹을 규명해야 하며 국회는 물론 검찰과 감사원 등 모든 조사 주체가 총동원돼 진실을 하루속히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구체적 정황이나 의혹을 갖고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나라당이 국회를 무책임하고 소모적인 정치 공세의 장으로 악용하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행담도 사건만 봐도 구체적 정황없이 특검을 했다가 특검 비용만 몇 십억 날렸다"며 "우리는 덮거나 숨길 생각이 전혀 없으며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게 순리"라며 한나라당의 국조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여권 인사들의 구체적 이름이 거론되면서 여권 연루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행여나 사건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튈 수도 있다는 우려감 속에 전전긍긍하는 표정도 읽힌다.

한 초선의원은 "열린우리당이 도박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사행성 게임을 잡으려 했는데 숨길 사항이 뭐가 있겠느냐"면서도 "하지만 일부라도 여권 인사들의 비리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여권이 입을 상처는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지원 씨의 사퇴 시점 등 의혹의 단초를 제공한 측면은 부인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곤혹스러움을 표시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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