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국방장관들 ‘협의체’ 결성…매달 정책현안 의견 내기로

  • 입력 2006년 8월 7일 03시 07분


역대 국방부 장관들이 정부의 잘못된 안보정책을 비판하고 견제하기 위해 지난달 말 정례 안보자문협의체를 결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국방부 장관들은 이 협의체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2일 윤광웅 국방부 장관을 만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반대 의견을 전달한 데 이어 앞으로 수시로 모임을 열고 안보 현안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는 등 현 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해 본격적인 비판에 나설 계획이다.

6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역대 국방부 장관 10여 명은 지난달 말 안보자문협의체를 결성하고 김성은(15대) 전 장관을 초대 회장에, 이상훈(27대) 전 장관을 간사로 각각 추대했다.

당시 모임에 참석한 한 전직 장관은 “역대 장관들은 현 안보 상황을 국가적 위기로 보고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데 공감했다”며 “정례 협의체를 통해 매달 한 차례씩 만나 안보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군의 다른 소식통은 “역대 국방부 장관들이 퇴임 후 정부정책에 대해 언급을 삼가 온 전례를 깨고 정례 협의체까지 결성한 것은 중대 사건”이라며 “이 모임이 현 정부의 안보정책에 영향을 미칠 압력단체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역대 국방부 장관 15명은 7일 서울 송파구 재향군인회관 사무실에서 윤광웅 장관이 역대 장관들의 발언을 폄훼한 데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전시작전권 환수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했다.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의 한 관계자는 “몇몇 역대 장관들이 외국에 나가거나 휴가를 떠나 모임에 앞서 의견 조율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회의를 9일 이후로 연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6일 오후까지 회의 개최를 공표하며, 성명서 문안까지 작성한 상황에서 역대 장관들의 모임이 갑자기 연기된 배경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전 현직 국방장관 간의 ‘안보 논쟁’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국방부와 역대 장관들 간에 물밑 타협이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 클릭후 새창으로 뜨는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려보세요. 우측하단에 나타나는 를 클릭하시면 크게볼 수 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