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부총리 ‘막판 버티기’…“사퇴는 무슨 사퇴냐” 일축

  • 입력 2006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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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사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1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신의 논문 표절 및 중복 게재 의혹 등을 강하게 반박한 뒤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교육위가 끝난 뒤 사퇴 표명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사퇴는 무슨 사퇴냐”라고 일축했다.

그는 교육위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거취에 관한 표명이 아니다. 여기에 온 것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교육위가 끝난 후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비서관 간담회를 열어 ‘교육위는 의혹을 해소시킨 사실상의 청문회였다’고 평가했다고 정태호 대변인이 전했다.

정 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일련의 의혹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였다”며 “(김 부총리가 사퇴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김 부총리의 ‘버티기’에 맞서 자진사퇴를 촉구했고, 한명숙 국무총리도 김 부총리 거취에 관한 여론을 수렴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저녁 논평을 통해 “교육부총리 직을 계속해서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본인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해 김 부총리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김근태 의장은 이날 밤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김 부총리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취합했으며 그 결과를 2일 당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키로 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교육위가 끝난 뒤 “많은 오해가 풀렸으리라 생각하지만 김 부총리 거취 문제가 이미 정치 이슈화됐다”면서 “이런 현실을 감안해 하루 이틀 더 각계 여론을 수렴한 뒤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김 부총리에게 만나자고 제의했으나 김 부총리가 이를 거부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 총리가 2일쯤 김 부총리를 만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이날 이 비서실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김 부총리 거취 문제를 오래 끌 경우 후유증이 클 것이라는 뜻을 전달하는 등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금명간 한 총리와 협의한 뒤 여론의 추이를 봐가며 김 부총리의 해임 또는 재신임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등 야 4당은 이날 원내대표 회동을 하고 “김 부총리가 자진사퇴하지 않고 한 총리가 해임 건의도 하지 않는다면 21일 시작되는 8월 임시국회에서 김 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해 관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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