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 前외교 참여정부 비판 “DJ정책 답습 北이 우습게 봐”

  • 입력 2006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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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대북송금 특검은 대북정책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였으나 노무현 정부가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김대중 정부의 포용정책을 답습한 것이 현 정부 대북정책이 실패하게 된 최대 요인 중 하나라고 윤영관(사진) 서울대 교수가 24일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이날 제주도 중문에서 열린 한국중등교육협의회 연수회 특강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전달했어야 했다. 그랬으면 북한이 지금처럼 우리를 우습게보지도 않았을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입지도 지금보다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의 초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 교수는 “이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과 다를 바 없는 정책을 하게 되자 북한은 남측이 남북관계를 국내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선군정치의 덕을 보고 있으니 대북 지원을 해야 한다’고 하는 상황까지 됐다”고 개탄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 정치와 경제를 주도하기 때문에 북한마저도 핵과 미사일로 협박하면서까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외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을 벗어나야 한다고 외치는 일부의 주장이 과연 세계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윤 교수는 “미국에 대해 감정적으로 외교정책을 밀고 나간다면 북한 동포의 고통은 더 깊어질 것”이라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식의 감정적 민족주의가 시대의 키워드가 돼 버린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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