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공우주사령부, 발사준비 단계서 포착

  • 입력 2006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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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하늘 손금 보듯5일(한국 시간)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들을 정밀 추적한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의 통제센터. 미국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스프링스 부근의 로키산맥 지하에 본부를 두고 있는 NORAD는 전 세계 상공에 떠 있는 항공기 미사일 인공위성 등 모든 비행물체를 24시간 감시 추적한다. 사진 출처 www.astrosurf.org
전 세계 하늘 손금 보듯
5일(한국 시간)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들을 정밀 추적한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의 통제센터. 미국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스프링스 부근의 로키산맥 지하에 본부를 두고 있는 NORAD는 전 세계 상공에 떠 있는 항공기 미사일 인공위성 등 모든 비행물체를 24시간 감시 추적한다. 사진 출처 www.astrosurf.org
■ 긴박했던 작전상황 재구성

북한의 미사일 7발이 잇따라 발사되던 5일(한국 시간), 미군 정보 당국은 발사 징후를 포착해 궤도를 추적하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첫 6발은 불과 4시간 사이에 장거리,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이 연달아 발사돼 미군 당국으로서도 미사일의 종류와 사거리를 파악하느라 초긴장 상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오전 3시 32분. 강원 안변군 깃대령의 미사일 발사장에서 단거리 미사일인 스커드 1발이 발사됐다. 이는 곧바로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의 군사 위성과 조기경보 레이더에 포착됐다. 30분 뒤엔 중거리 미사일 1발이 또 발사되면서 사태가 더욱 긴박해졌다.

미국은 이미 지난 주말부터 ‘정상-알파-브라보-찰리-델타’ 등 5단계로 돼 있는 경계수준을 ‘브라보 플러스’로 올려놓은 상태였다. 중간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특히 NORAD는 3시 38분 발사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발사 성공 여부를 체크하느라 분주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첫 발사 장소(깃대령)가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옛 대포동)의 대포동 2호 발사장과는 270여 km나 떨어진 남쪽이었다. 의구심이 일었다. 이에 궤도 추적 및 탄착점 파악에 나섰고, 곧이어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서쪽 500km 동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 안심.

그러나 곧바로 무수단리의 움직임도 심상찮다는 게 군사위성에 감지됐다. 막바지 발사 준비를 위해 무수단리 발사장 주변이 분주해지기 시작한 것. 미일 군사 정보 당국은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최대 사거리 1만5000km에 달하는 대포동 미사일은 몇십 분도 안 돼 미국 본토까지 날아간다. ‘최악의 사태’를 낳을 수도 있다.

1시간 반 뒤인 오전 5시 1분. 무수단리에서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됐다. 그동안 초미의 관심사로 우려하던 일이 결국 현실화된 것이다. 그러나 요란한 화염과 함께 발사된 대포동 2호 미사일은 발사된 지 불과 42초 만에 궤도를 이탈해 동해상에 떨어졌다.

다단계 미사일에서 1단계 추진체가 분리되는 데는 적어도 발사한 지 1분 30초는 넘어야 한다. 미 관리들은 1단계 로켓도 다 연소하지 못하고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보 판단은 곧바로 지휘계통을 통해 백악관에 보고됐고, “북한의 도발적 행위지만 즉각적 위협은 아니다”라는 백악관 논평의 기초가 됐다.

다시 깃대령 발사장에서 추가 발사 움직임이 포착됐고, 오전 7시 12분부터 32분까지 미사일 여러 발이 잇따라 발사됐다. 한꺼번에 여러 발이 발사되면 미사일 개수나 궤도 추적이 쉽지 않다.

처음에 3발이라고 했다가, 다음에 2발로 수정하고, 다시 3발이 발사된 것으로 보고가 왔다갔다 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날 오전 백악관 발표가 당초 6발에서 5발로, 다시 6발로 2차례나 수정된 것도 마찬가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NORAD 통제실 관계자들이 한숨 돌리고 있던 오후 5시 22분 깃대령 발사장에서의 7번째 미사일 발사가 포착됐다. 6차례의 미사일 세례가 끝난 지 10시간쯤이나 지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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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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