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 이임사 전문

  • 입력 2006년 6월 16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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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흔드는 박근혜 한나라당대표 16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박근혜대표가 당사를 떠나며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
손 흔드는 박근혜 한나라당대표
16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박근혜대표가 당사를 떠나며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한나라당 대표직을 물러나면서, 무엇보다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그동안 여러분은 저에게 가족이었고, 친구였고, 동료였고, 스승이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했던 시간을 마감하면서, 여러 가지로 벅차오르는 감회를 느낍니다.

2년 3개월 전, 탄핵의 역풍 속에서 대표가 된 직후 당의 간판을 떼어들고 찬바람 부는 천막당사로 걸어가던 그 때를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짧은 길이 마치 천리 가시밭길 같았습니다. 그 후 부족한 저와 함께 한나라당을 새롭게 건설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잡기 위해 헌신해 오신 당원 여러분의 땀과 열정을 저는 또한 잊을 수 없습니다.

지난 2년 3개월간 여러분과 함께 했던 시간이 저에겐 큰 영광이었고, 행복이었습니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희 한나라당에게 마지막으로 한번 더 기회를 주시고, 새롭게 태어나고자 몸부림치는 저희를 따뜻하게 격려해주신 국민 여러분이 계셨기에 저와 한나라당, 끝까지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사랑과 격려 역시 저는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돌아보면, 제가 대표로 있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가슴 아픈 일들도 많았습니다.

정들었던 당사를 매각하고, 당의 하나뿐인 재산인 천안연수원도 국가에 헌납했습니다. 함께 고락을 같이 했던 사무처 식구들을 40%나 구조조정 해야 했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중진의원들을 우리 손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가슴 아픈 결정도 내려야 했습니다.

그런 희생과 아픔이 오늘의 우리 한나라당을 있게 한 것이고, 오늘 이 자리도 있게 한 것입니다.

저와 한나라당은 그 분들에게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합니다. 그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더욱 더 노력해서 큰 성과를 내야만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그 빚을 갚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지난 2년 3개월 동안, 여러분의 뜨거운 애국심과 애당심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한나라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이룬 성취들은 단지 시작일 뿐입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 선진한국 건설이란 목표를 향한 출발선에 선 것입니다. 지금 국민들이 겪고 계신 고통과 한나라당에 걸고 계신 기대를 생각하면, 우리는 한 걸음도 더디 갈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한나라당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습니다. 우리에게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정체성을 지키고, 국민을 지켜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국민을 분열시킨 갈등과 상처를 봉합해서,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들 사명이 있습니다. 흩어진 국력을 하나로 모아 경제를 살려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민생고에 시달리는 서민의 아픔을 줄여 줄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 사명이 있습니다. 국익우선의 현명한 외교와 원칙 있는 대북정책으로 평화통일의 길을 앞당겨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일하고 싶은 사람이 일할 수 있고, 배우고 싶은 사람이 배울 수 있고, 전국 어디에 살든지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선진한국을 만들 사명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모든 사명을 다하기까지 당원동지 여러분의 마지막 한방울의 땀까지, 마지막 남겨진 힘까지 아끼지 말아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우리가 편하면 국민이 고통스럽고, 우리가 힘들면 국민이 행복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행복해지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정치는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 줄 책임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 정치가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을 잘살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해 드리는 것이 정치의 기본입니다.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으로 우리 스스로의 발목을 묶지 말고,

작은 정치에서 벗어나 세계와 경쟁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우리 함께 그런 정치를 만들어가자고 간곡히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제가 한나라당 대표직을 수행한 2년 3개월 동안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사랑과 관심에 비해, 제가 해 놓은 것은 너무나 미약하고, 초라하고, 부끄럽습니다.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그 많은 사랑을 다 갚지 못한 채 이렇게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게 된 것이 정말 아쉽고,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하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사랑, 제 인생의 큰 빚으로 간직하겠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남은 평생, 그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가 저의 임기를 끝내는 이임식이 아니라, 더욱 능력 있고, 역동적인 한나라당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해서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또 다른 시작을 하는 자리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앞으로 한 사람의 평당원으로서,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역사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큰 역할을 해 낸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의 더욱 더 큰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6월 16일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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