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D-4]기초단체장 수도권66곳중 한나라 60곳 우세

  • 입력 2006년 5월 2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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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쓸이만은…”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26일 경기 안성시의 한 거리에서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아 달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성=이종승 기자
“싹쓸이만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26일 경기 안성시의 한 거리에서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아 달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성=이종승 기자
치료받는 朴대표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습격을 당해 일주일째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병상 사진이 26일 처음 공개됐다. 박 대표가 환자복 차림으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은 채 주치의를 비롯한 2명의 의사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 귀부터 입 밑에 이르는 상처 부위에는 살색 테이프가 붙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치료받는 朴대표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습격을 당해 일주일째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병상 사진이 26일 처음 공개됐다. 박 대표가 환자복 차림으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은 채 주치의를 비롯한 2명의 의사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 귀부터 입 밑에 이르는 상처 부위에는 살색 테이프가 붙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5·31지방선거는 거의 전례가 없을 정도로 초반부터 뚜렷하게 형성된 판세가 후반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싹쓸이 견제’를 호소하며 막판 만회를 노리고 있으나 여의치 않아 보인다. 여야는 주말에 접전지에서 총력전을 벌인다. 이번 지방선거의 주요 지역 막판 판세와 특징을 짚어본다.

▽대전-제주, 막판까지 접전=제주지사 선거는 누구도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24일 이전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무소속 김태환 후보와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는 1%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1, 2위를 다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현 후보가 뒤집기에 성공할지, 혈연 학연을 바탕으로 밑바닥표를 단단하게 다져 놓은 김 후보가 수성(守城)에 성공할지 현지 주민들조차 반응이 엇갈릴 정도다.

대전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 이후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가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를 추격하는 양상이다.

피습 사건 이전에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20%포인트 이상 벌어졌으나 24일 문화일보-YTN-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7.5%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적극적 투표 의향층에서는 박 후보가 염 후보를 3.3%포인트 앞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호남에서도 사활 건 총력전=선거전 막판에 열린우리당은 광주에, 민주당은 전북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광역단체장 선거는 열린우리당이 전북에서, 민주당이 광주 전남에서 우세를 보인다. 기초단체장 선거 판세 역시 비슷한 양상. 다만 전남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역 단체장들이 6곳에서 접전을 벌이며 선전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26일 김근태 최고위원과 임종석 의원을 광주에 긴급 투입했다. 호남 민심을 좌우하는 광주에서 막판 지지세를 모으면 호남은 물론 수도권까지 파급효과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

반면 민주당은 이날 한화갑 대표가 전북 무주, 진안, 장수에서 지원 유세를 벌였고 28일에는 아예 중앙당 선거대책위 캠프를 전주로 옮길 예정이다. 광주 전남의 우위를 바탕으로 호남 전역에서 열린우리당을 초토화하겠다는 것.

실제로 전북은 열린우리당이 우위를 보이면서도 14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9곳이 접전지역으로 분류될 정도로 열린우리당의 우세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14곳 중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절반인 7곳 승리로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으나, 열린우리당 측은 “그래도 전북은 우리가 싹쓸이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광역-기초단체장 선거 판세 동조화?=각 정당과 여론조사 기관의 판세 분석 등을 종합해 보면 전국 230개 기초단체장 선거 중 한나라당이 최소한 150곳 이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과 영남은 광역은 물론 기초단체장 선거까지 한나라당의 절대 우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66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5, 6곳에서만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을 뿐 60곳 정도에서 한나라당이 앞서고 있다는 게 각 정당의 분석결과다. 열린우리당은 접전지역이라고 할 만한 곳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완패 분위기다.

영남권에서도 한나라당이 72곳 중 50여 곳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무소속 현역 단체장들이 선전하는 곳이 10군데 있을 뿐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호남권의 경우 전북은 열린우리당 우세, 광주 전남은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충청권은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대전의 경우 광역단체장은 열린우리당이 앞서고 있지만 5개 구청장 선거는 한나라당이 모두 앞서는 분위기. 동조화 현상이 반대로 벌어지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충북과 강원은 한나라당이 전반적으로 우세하고, 충남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국민중심당 3당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초반부터 선거 판세 뚜렷=이번 지방선거는 전례 없이 초반부터 판세가 뚜렷하게 형성됐다. 제주를 비롯한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한나라당 우세라는 초반의 판세가 그대로 유지되는 이례적인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현 집권세력에 대한 불신감이 깊은 데다 선거를 11일 앞두고 터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은 선거 판세를 일찌감치 결정짓는 변수로 작용했다.

2002년 지방선거 때에는 김대중 정부 말기에 터진 각종 권력형 게이트로 인해 야당인 한나라당이 전반적으로 우세한 분위기였으나 서울, 대전, 울산, 제주 4곳은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다 서울 대전 울산은 한나라당이, 제주는 민주당이 승리했었다.

1998년 지방선거 때에도 서울 부산 울산 경기 강원 등에서 접전이 벌어졌고 집권 여당인 국민회의가 서울 경기 호남 등 6곳, 한나라당이 영남 강원 등 6곳, 공동 여당인 자민련이 충청 인천 4곳으로 승리 지역을 나눠 가졌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朴대표 대전-제주 갈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지방선거일인 31일 이전에 퇴원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퇴원 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박 대표가 퇴원하게 되면 국회나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최소한의 당무를 보는 것은 가능하리라는 관측이다. 박 대표의 스타일로 볼 때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는데 자택에서 머물지는 않을 것이란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유정복 대표비서실장은 26일 “당무를 보더라도 회의를 주재하며 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아니냐”고 말했다. 출근을 한다 해도 보고를 받고 몇 가지 지시하는 정도에 머물 것이라는 얘기다.

당내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접전지인 대전과 제주를 방문해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의료진은 박 대표의 체력이 빨리 회복되고 있는 만큼 조금 무리해서 지방에 가는 것은 박 대표 스스로 판단할 사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과도하게 몸을 움직일 경우 봉합된 상처가 덧날 수 있고 직사광선을 오래 쬘 경우 멜라닌이 침착돼 흉터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장시간 외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

당내에서는 박 대표가 당분간 부상 치료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점과 말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유세에 나설 경우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비쳐 역풍이 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지원 유세를 반대하는 기류도 있다.

유 실장은 “대구로 내려가 투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원 유세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가 대전 등 접전지 선거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지원 유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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