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D-4]충북지사·강원지사 후보 공약 분석

  • 입력 2006년 5월 2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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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지사 선거는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가 여론조사 지지율 20%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2위인 열린우리당 한범덕 후보를 앞서는 상황이다. 조병세 국민중심당 후보와 배창호 민주노동당 후보는 한 자릿수의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 정 후보 측은 판세가 이미 굳어졌다는 입장이나 한 후보 측은 선거 구도가 정치인 대 행정전문가로 갈 경우 막판 승산이 있다고 주장한다. 본보와 한국의회발전연구회(이사장 오연천 서울대 교수)는 26일 선두 두 후보의 3대 공약을 매니페스토(참공약 선택하기) FINE 지표에 근거해 평가했다. 한 후보의 공약들은 대체로 지역주민의 반응성은 높았으나 실현성은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후보의 공약 중에선 ‘체계적 균형발전 방안’이 반응성에서 70점대 점수를 받았으나 ‘충북 발전 가능성 극대화’는 실현성에서 40점대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 한범덕 후보 “1시군 1농촌 자매결연”

농촌체험 사업 좋은 점수

‘힘들 때 우는 건 삼류, 참는 건 이류, 웃는 건 일류….’

한범덕 후보가 그의 미니홈피 첫 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바로 옆에는 그가 활짝 웃으며 유세하는 사진들이 함께 편집돼 있다. ‘힘들지만 웃는 일류’라는 메시지인 셈.

한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갈수록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성향이 강해지며 초반 30%대의 지지율이 최근 20%가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행정고시(22회)에 합격한 뒤 1980년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근무를 시작으로 30여 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충북도와는 2001년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사무총장을 맡아 본격 인연을 맺었다. 그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서울대 문리대 동기로 ‘각별한 친구’다. 정 의장은 한 후보의 2월 입당식 때 “제가 서울대에 입학했을 때 제일 먼저 만난 친구”라며 “34년간 친형제처럼 지내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충북 청원군 고속철 오송역을 복합민자 역사로 건립하겠다는 게 대표 공약이다. 주민 반응성과 투입 비용 대비 효율성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비용 조달 방안 등 실현성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생명공학을 접목해 고(高)수익성 작목을 개발하겠다는 정책과 농촌체험산업 등을 육성해 ‘1시군 1농촌’ 자매결연 산업을 정착하겠다는 공약은 반응성이 높았지만 실현성 점수는 낮았다.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한범덕(열린우리당) ▽출생지(나이)=충북 청주(54) ▽학력=서울대 동양사학과, 청주대 행정대학원 ▽경력=대전 대덕구청장, 충북 정무부지사 ▽ 재산=3억 원 ▽병역=면제

■ 정우택 후보 “대덕R&D특구 확대”

불균형 해소 호응도 높아

2000년 12월 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의 여야 의원들이 새해 예산 삭감안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일 때의 일이다. 당시 공동 여당이던 자민련 소속 정우택 의원과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옥신각신 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정 의원이 이 의원에게 달려가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벌였다.

지금은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꾼 정우택 후보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일화다. 그만큼 다혈질이다. 15대 초선 의원 때는 설전을 벌이던 동료 의원에게 유리컵을 휘둘러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사안의 핵심을 잘 잡고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실력파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행정고시(22회) 합격 후 13년간 경제기획원에서 근무했으며 진천 음성지역에서 국회의원을 두 번 하고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가 상륙한 당일 노무현 대통령이 부부 동반으로 연극을 관람한 사실을 국정감사에서 폭로해 ‘국감 스타 의원’이 되기도 했다.

‘체계적 균형발전 방안 강구’ 공약은 청주 청원에 전체 인구의 50%, 산업시설의 77%가 집중된 충북의 불균형 현실을 잘 짚어 반응성 점수가 높았다. 하지만 구체적 실천 방안이 부족해 실현성 평가는 낮았다.

지역경제 활성화 공약은 반응성에 비해 실현성과 효율성이 떨어졌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정우택(한나라당) ▽출생지(나이)=부산(53) ▽학력=성균관대 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미 하와이대 경제학 박사 ▽경력=해양수산부 장관, 15·16대 국회의원 ▽재산=37억6000만 원 ▽병역=공군 일병

■민주노동당 배창호 후보

국-공립 보육시설 2배로 확대

민주노동당 배창호 후보는 “노동 현장에서 체험한 경험과 지도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과 일하는 사람들이 살맛나는 충북을 만들겠다”고 했다. 공약도 주로 서민층에 맞게 △건강보험료 1만5000원 미만 노인 가구는 도에서 지원 △공공주택 증대 및 분양원가 공개 등 서민의 주거안정권 실현 △국공립 보육시설 2배 증가, 찾아가는 보육서비스 실현 등을 내세웠다.

그는 “혁신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등의 개발 위주의 정책으로는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렵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비정규직 개악 안에 대한 도민의 목소리를 결집시키고 도 예산에서 의료와 교육 부분에 중점 투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배창호(민주노동당) ▽출생지(나이)=충북 영동(46) ▽학력=경북공업전문대 ▽경력=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장 ▽재산=5477만 원 ▽병역=육군 병장

■국민중심당 조병세 후보

우수 향토기업 품질인증 도입

국민중심당 조병세 후보는 일자리 5만 개 창출, 우수 향토기업 품질인증제, 1지역 1특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선정했다.

그에게는 ‘9급의 신화’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9급 철도공무원으로 시작해 부역장, 국무총리실 근무를 거쳐 국가보훈처 차장까지 지냈다. 20년간의 국무총리실 근무 동안 무려 23명의 총리를 보좌하기도 했다.

조 후보는 ‘몸에 맞는 옷’을 설파하고 있다. 화려한 옷도 몸에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듯, 아무리 강해 보이는 정당이라도 충청권의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조병세(국민중심당) ▽출생지(나이)=충북 제천(57) ▽학력=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경력=한국보훈복지공단 이사장 ▽재산=1억4000만 원 ▽병역=면제

《강원도지사 선거는 한나라당 김진선 후보가 독주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의 지지율은 60%대까지 치솟아 열린우리당 이창복 후보와의 격차가 4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김 후보는 현직 지사의 프리미엄에다 한나라당의 전국적인 강세 덕을 보고 있다. 원주에서 16대 의원을 지낸 이 후보는 출마 선언이 늦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애먹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은 각각 국회의원을 지낸 유재규, 유승규 후보를 냈지만 지지도가 미미하다. 본보와 한국의회발전연구회(이사장 오연천 서울대 교수)가 26일 선두를 달리는 두 후보의 3대 공약을 매니페스토(참공약 선택하기) FINE 지표에 근거해 평가했다. 이 후보의 공약은 전반적으로 실현성이 떨어졌고, 김 후보의 정책은 지역주민의 요구를 비교적 반영했다는 평가다.》

■ 이창복 후보 “남북 공동 동계올림픽”

‘평창 오륜’요구 반영 호평

이창복 후보는 초중고교를 모두 원주에서 다녔다. 그가 사회에 눈을 뜨고 재야 민주화운동을 시작한 것도 바로 원주다.

강원 전역에서의 전반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원주에서만큼은 저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지역 연고 때문이다.

대학 중퇴 후 잠시 일본 유학을 다녀와 상지대 전신인 원주대에서 사회사업학 등을 강의하던 1965년 원주 쌍다리 밑에 기거하던 넝마주이 아이들을 알게 됐다. 5년간 그들과 움막생활을 같이하다가 1971년 한국가톨릭노동청년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재야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민주개혁국민연대 등 재야 단체의 의장 또는 대표를 도맡다시피 했다.

2000년 16대 총선을 통해 뒤늦게 제도권에 진입했으나 17대에는 불출마를 선언하고 물러났다가 이번에 열린우리당의 강한 요청으로 다시 지사 선거에 나섰다.

그는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를 대표 공약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여당 도지사라야 중앙정부의 협력을 받아 남북 공동 유치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반응성과 효율성이 높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다.

‘강원 인재’ 육성 및 ‘교육 강원’ 조성과 백두대간 청정 브랜드 및 강원도 농수산업 촉진 공약은 실현성은 낮지만 도민의 바람을 적극 수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창복(열린우리당) ▽출생지(나이)=강원 원주(68) ▽학력=고려대 경제학과 2년 중퇴 ▽경력=16대 의원, 경기대 이사장 ▽재산=3억2740만 원 ▽병역=육군 이병(의병 제대)

■ 김진선 후보 “장애우 편의시설 확충”

‘맞춤형 복지’ 반응성 좋아

김진선 후보는 1996년 강원 행정부지사 시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구상했다고 한다. 1998년 지사에 당선된 뒤 실제로 추진해 2010년 유치가 성사 직전 단계까지 갔으나 아깝게 실패했다. 하지만 다시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일단 목표를 정하면 집념을 갖고 묵묵하게 실천하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공직생활 대부분을 내무부와 강원도에서 보내 ‘강원도통(通)’으로 꼽힌다. 1994년 경기 부천시 세금비리 사건 때 시장으로 부임해 한 달여 만에 파문을 가라앉히는 수완을 보였다.

강릉상고에 7등으로 합격했지만 입학금이 없어 진학을 포기할 정도로 가난한 시절도 있었다. 다행히 중학교 시절 은사가 자신의 월급을 털어 줘 북평고에 입학할 수 있었다.

‘일중독증’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실과 원칙을 중요시한다. 너무 꼼꼼하고 권위주의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대표 공약으로 800개 기업 유치와 5만 개 일자리 창출을 내걸었다. 도지사가 직접 세일즈에 나서고 전략산업단지 및 기업특화 전용단지를 14개 조성한다는 사업내용이 도민의 수요를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효율성과 실현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맞춤형 복지정책 강화 공약은 반응성에 비해 효율성이 뒤졌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김진선(한나라당) ▽출생지(나이)=강원 동해(60) ▽학력=동국대 행정학과 ▽경력=현 강원도지사 ▽재산=7억3208만 원 ▽병역=육군 병장

■민주당 유재규 후보

재래시장 유통-판매조합 설립

민주당 유재규 후보는 도내 균형개발 촉진, 동아시아 관광허브 조성, 삶의 질 1위의 강원도 건설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도내에서 7차례에 걸쳐 임명직 군수를 지냈고 국회의원까지 한 경륜을 바탕으로 원숙한 행정을 펴겠다는 주장이다.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이를 관광산업과 융합시킨다는 세부 계획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래시장에 물품의 구매 유통 판

매를 위한 공동조합을 설립해 고품질 제품의 저가 매입이 가능

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유재규(민주당) ▽출생지(나이)=강원 횡성(73) ▽학력=동국대 정치

학과 ▽경력=16대 의원 ▽재산=4억1165만 원 ▽병역=육군 하사

■국민중심당 유승규 후보

도로망 확충 관광산업 벨트화

국민중심당 유승규 후보는 도로망 확충으로 관광산업 벨트화, 일자리 창출, 2014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23세 때 태백탄광의 막장 광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의 첫 유세도 태백에서 시작했다. 1988년 4월 총선 때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열세 속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3선의 현역 의원을 꺾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한나라당 8년간의 도정이 강원도에 남긴 것은 낙후지역이라는 별명뿐”이라며 “도가 전국 최하위권의 경제소득을 기록하고 있는 데 대해 추상같은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규(국민중심당) ▽출생지(나이)=경북 울진(60) ▽학력=용인대 환경보건학과 2년 중퇴 ▽경력=13·14대 의원, 대한석탄공사 사장 ▽재산=2억5080만 원 ▽병역=육군 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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