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창과 방패’싸움]康“거칠게” 吳“부드럽게”

  • 입력 2006년 5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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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강금실 후보(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정동영 의장(왼쪽) 등과 서울 종로구 경운동 SK오피스텔 빌딩으로 걸어가고 있다. 홍진환 기자
7일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강금실 후보(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정동영 의장(왼쪽) 등과 서울 종로구 경운동 SK오피스텔 빌딩으로 걸어가고 있다. 홍진환 기자
《열린우리당 강금실(康錦實) 후보의 ‘창’이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후보의 ‘방패’를 뚫을까. 서울시장 선거전이 ‘강 후보의 공격’에 ‘오 후보의 수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강 후보 측은 열린우리당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의 ‘오 후보 검증 13제’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네거티브 공세에 나섰다. 열세 만회를 위해 ‘도발’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듯하다. 오 후보 측은 우세인 상황에서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맞대응을 자제하면서도 선거캠프를 시민단체에 공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자신감을 과시하고 있다.》

▼초조한 康 “거칠게”▼

“대대적인 공세로 판을 흔들어라.”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운동 SK오피스텔 빌딩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유인태(柳寅泰) 공동선대위원장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하기 전 출연한 TV광고를 지적하며 “선거법 위반인데도 선관위가 유야무야 넘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이미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문제없음’ 유권해석을 받아 놓았다는 입장이다.

강금실 후보 선대위 오영식(吳泳食) 대변인은 또 오 후보가 한 방송토론에서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면 서민”이라고 한 발언을 비틀어 “세계적인 갑부인 빌 게이츠도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데, 그도 대표적 서민이냐”고 꼬집었다.

자신의 장점을 세일즈하기보다 상대방 ‘트집 잡기’에 열중한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우상호(禹相虎) 당 대변인은 “공직후보자의 정책, 철학 및 정책수행능력 검증은 네거티브 공세가 아니라 선거의 본령”이라고 반박했다.

강 후보 선대위 고위관계자는 “전통적 지지 세력조차 이탈하고 있는 형국에 점잖게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한편 강 후보 측은 이날 선대위 발족식에서 유인태 이미경(李美卿) 이계안(李啓安) 의원 외에 유인종(劉仁鍾) 전 서울시교육감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발족식에 참석한 뒤 부근 음식점에서 서울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하고 서울시장선거에의 총력 지원을 주문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느긋한 吳 “부드럽게”▼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6일 서울시청 인근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서 윤여준, 맹형규, 홍준표 공동선대위원장과 손을 잡고 필승을 다짐했다. 연합뉴스
‘무리할 이유 없다.’

열린우리당의 ‘오세훈 때리기’에 대해 한나라당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은 맞대응을 자제하면서 정도(正道)로 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오 후보 측은 6일 서울 중구 을지로 국가인권위원회 빌딩 내 선거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회를 열어 정책선거 클린선거 투명선거 열린선거 시민참여선거 등 5대 원칙을 천명했다.

비방·폭로 금지 및 준법선거 이행, 정책 비전 및 대안 제시, 선거비용 공개 및 시민사회단체에 선거캠프 개방, 자원봉사자 및 사이버 중심체제 구축 등을 실천하겠다는 세부 방침도 공개했다. 누구든지 와서 오 후보의 선거 상황을 감시해도 문제 될 게 없을 만큼 공명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으로, 한마디로 ‘자신 있다’는 얘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를 크게 앞서는 만큼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맹형규(孟亨奎) 홍준표(洪準杓) 윤여준(尹汝雋)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참석한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도 “규정을 곧이곧대로 지키고 절대로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이런 전략이 자칫 ‘안전제일주의’, ‘몸조심 전략’으로 비칠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끝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조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이런 모습이 만에 하나 ‘현재 지지율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비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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