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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3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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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씨가 2000년 2월 밀가루 담합을 위한 회의에 참석한 내용을 확인하고 그 후에도 계속 담합에 가담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공정위 한철수(韓鐵洙) 카르텔 조사단장은 8일 “대표이사를 불러 진술을 받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는 아니다”며 “가담한 혐의가 있다는 심증이 있을 때만 부른다”고 밝혔다.
○ 공정위, “Y 씨 직접 조사했으나 증거 못 찾았다”
공정위가 Y 씨의 혐의에 대해 심증을 갖게 된 것은 2000년 2월 22일 Y 씨가 가격 및 물량 담합을 위한 제분업체 관계자 회의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의 담합은 2001년 말에 끝났으며 제분업체 관계자들은 2002년 2월 26일 다시 모여 새로운 가격 및 물량 담합에 합의해 지금까지 왔다는 것이 공정위 발표다.
따라서 현재도 유효한 2002년 담합 때 Y 씨가 직접 회의에 참석했느냐가 공정위가 밝히려 한 내용이었다. 2000년 회의에 참석한 혐의는 2001년 말 담합 종료 이후 공소시효 3년이 지났기 때문에 형사소송법상 고발할 수 없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결국 Y 씨는 2002년 이후 담합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공정위의 검찰 고발 대상자에서 빠지게 됐다.
직접 조사를 했던 공정위 사무관은 “2002년 담합 회의 때 Y 씨는 주가조작 혐의로 복역 중이어서 참석하지 않았고 B 부사장이 참석했다”며 “Y 씨는 2003년 1월 출소 후 제분사업을 부사장에게 일임해 담합에 가담한 증거를 찾아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대신 2002년 담합 회의에 참석한 B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한 조사단장은 “Y 씨는 무혐의라기보다는 ‘증거 불충분’이 맞다”고 했다.
○ Y 씨는 3·1절 골프 때도 ‘직무 관련자’
이 총리와 Y 씨 등이 함께 식사를 한 2004년 9월은 공정위가 제분업체 담합 조사를 시작(2004년 8월)한 직후였다.
공정위 박상용(朴商龍) 홍보관리관은 “시기가 우연히 일치한 것일 뿐 우리는 전혀 모르는 내용이며 조사와는 완전 별개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2004년 6월 30일 취임했고 공정위는 일반 경제부처와 달리 정부조직법상 총리실 직속기관이다.
공정위는 밀가루 담합행위에 대한 이번 전원회의 결정이 3·1절 골프 회동 하루 전인 2월 28일 이뤄졌기 때문에 로비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 Y기업에 법정 최고액인 35억 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공정위 행정절차상 이의신청 절차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3·1절 골프와 공정위 조사가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만도 어렵다. 기업들은 전원회의 결정 후 통상 이의신청을 하며 이 과정에서 과징금이 취소되거나 감면된 사례가 많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檢 “담합 고발땐 즉시수사”
검찰은 소유주 Y 씨가 이해찬 국무총리와 ‘3·1절’ 골프를 함께해 물의를 빚은 Y기업 등 6개 제분회사의 밀가루 가격 및 물량 담합 사건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장이 접수되는 대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 사건은 공정거래 분야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한승철·韓承哲)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Y 씨가 이 총리와 골프를 하면서 공정위 조사를 무마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정치권이나 시민단체가 고발할 경우 ‘골프 로비’ 여부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6개 회사와 대표자 5명을 24일경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 골프人士 기업 급성장?
이해찬 국무총리와 3·1절 골프 모임을 가진 부산 지역 기업인들이 운영하는 회사는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대부분 현 정부가 들어선 뒤 사세(社勢)가 빠르게 확장됐다.
골프를 주선한 P 씨가 운영하는 S건설의 부산 지역 도급 순위는 2003년 19위에서 2004년 10위, 2005년 6위로 높아졌다. 특히 토건 부문 도급한도액은 2003년 345억 원에서 2004년 864억 원, 지난해 1497억 원으로 늘면서 부산 지역 3위로 뛰어올랐다.
또 이 회사는 현 정부 출범 후 3년 동안 정부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5000여억 원 규모의 관급 공사에 다른 건설사들과 함께 참여했다. 이는 김대중(金大中) 정부 초기 3년간 참여한 공공기관 발주 공사액 1250여억 원의 4.3배에 이른다.
다만 단독 수주가 아니라 공동 수주를 포함한 액수이므로 단순 계산은 어렵다. 실제로 S건설은 8일 각 언론사에 보낸 해명 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이 ‘현 정부 들어 관급 공사가 7배 늘었다’고 보도한 것은 메이저급 건설사와 공동 참여해 수주한 금액을 단순하게 합한 방법으로 잘못된 계산에 따른 오보”라고 반박했다. 그래도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S건설의 관급 공사 수주가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S건설이 현 정부 들어 수주한 관급 공사에는 이라크 전후(戰後) 복구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장소인 부산의 ‘누리마루APEC하우스’ 건설 등이 포함돼 있다.
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K 씨도 회장 재임 시절(1994∼2003년) 부실기업이던 제일투자증권을 CJ에 넘기고 알짜 기업인 우성타이어(2000년)와 부산방송(2002년)을 인수했다.
차기 부산상의 회장으로 내정된 S사 S 회장은 지난해 2월 정리회사인 한국코아㈜를 인수하는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P 씨와 K 씨는 2002년 대선 때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측근인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과 한나라당에 2억95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로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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