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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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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무하는 음해성 유언비어=경북의 한 여성 시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남편과 이혼하고 가정이 파탄 났다”는 소문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 의원의 재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면서 다른 출마 예상자들이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것. 이 의원은 “소문의 진원지를 확인할 수도 없고 참으로 난처하다”고 억울해했다.
선관위나 언론사에 허위 제보를 해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려는 시도도 끊이지 않는다.
울산시 선관위에는 하루 평균 서너 건씩 “○○○ 후보가 경로당을 방문해 향응을 제공했다”는 식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선관위 측은 “대부분 허위로 밝혀졌지만 시민 제보여서 일단 확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에 지장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광주의 한 출마 예정자는 검찰 조사를 거쳐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 “각종 단체의 모임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다닌다”는 경쟁자 측의 언론사 제보가 조사의 단서가 됐다. 이 출마 예정자는 “선거법 위반 여부가 모호한 사례를 자극적으로 가공해 제보하면 선관위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상대방은 바로 이런 점을 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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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가장한 신종 브로커도 활개=대전의 한 광역의원 출마 예정자는 ‘○○여론조사 대표’라는 명함을 새긴 브로커에게 500만 원을 주고 ‘판세’에 관한 자료를 넘겨받았다.
동창회나 향우회 명부를 들고 출마 예정자들을 찾아다니던 선거 브로커도 요즘은 그럴듯한 직함을 내세우며 선거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이들은 ‘○○조사연구소’나 ‘지방선거컨설팅’ 같은 유령 업체를 내세우며 지지율 조사비용을 요구하거나 경쟁자에 관한 정보를 ‘판매’하기도 한다.
충북의 한 기초자치단체장 출마를 준비 중인 주모(48) 씨는 “한중정치경제연구원 원장이라는 명함을 가진 사람이 찾아와 같은 당 소속 경쟁자들의 약점과 비리를 정리한 문건을 내보이며 흥정을 걸어와 즉석에서 거절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를 가장한 이름 알리기도 성행하고 있다. 시장이 공석인 전북 군산시에는 출마 예정자 10여 명이 난립하면서 여론조사를 가장한 후보들의 인지도 높이기가 앞 다퉈 벌어지고 있다. 유권자들의 가정과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학교 출신인 ○○○ 씨가 고향을 위해 헌신했는데 시장 후보로 나오면 지지하겠느냐”고 묻고 있다.
▽선거법 위반이냐, 아니냐=광주시와 전남선관위는 최근 지역 시민사회단체 10여 곳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건은 함평군 선관위가 지역 축제의 예산 문제 등을 다룬 인쇄물을 주민에게 배포한 시민단체를 특정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사전선거운동으로 규정하면서 비롯됐다.
해당 시민단체 측은 “군정 감시를 위한 시민단체의 활동에 선거법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선관위 관계자는 “시민사회단체는 조직적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자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정 정당이나 특정 입후보 예정자의 당락을 위한 활동은 명백히 사전선거운동”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처럼 선거법 위반 여부를 놓고 곳곳에서 마찰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 선관위는 몇몇 중견기업 간부들이 특정 정당에 후원금을 낸 사실에 대해 후원금 조성의 강제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선관위는 “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어떤 과정을 거쳐 돈을 모았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해당 기업 간부들은 “법에 따라 정당한 절차를 거쳐 후원금을 낸 것조차 조사한다면 누가 정치인을 후원하겠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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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광주=김 권 기자 goqud@donga.com
부산=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불법 줄이려는 ‘예비후보등록제’ 효과 의문▼
▽나는 탈법에 기는 단속=선관위는 불법 사전선거운동을 줄이기 위해 ‘예비후보등록제’를 이번 지방선거에 처음으로 도입하지만 그 효과가 의문시되고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광역단체장은 1월 31일, 기초단체장 및 지방의원은 3월 19일)을 하면 부분적인 선거운동이 허용되나 현직 단체장의 경우 선거일까지 직무가 정지되기 때문에 예비후보 등록 자체를 기피하고 있다.
몇몇 광역단체장 출마 예정자들은 “정치 신인들은 예비후보 등록을 통해 선거운동을 미리 할 수 있겠지만 현직 단체장들은 직책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또 설과 대보름(2월 12일)을 전후해 특별단속활동을 펼 계획이지만 각 시군의 선거부정 감시 업무를 맡은 직원이 1, 2명에 불과해 효과적인 단속활동이 이뤄질지 의문시되고 있다.
▼농수축협 조합장-국립대 총장 선거등 위탁업무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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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선거 업무가 폭증하기는 처음입니다.”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 윤재현(尹載鉉·45) 조사담당관은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부터 지금까지 대구에 있는 집에 들어간 날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광역지자체 가운데 면적이 가장 넓은 경북도의 23개 시군을 돌며 밤낮없이 벌이는 불법 선거운동 단속으로 여관 생활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
17년째 선관위에서 일하는 윤 담당관은 “가족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주로 주말에 선거운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현장을 떠날 수가 없다”며 “고달프기도 하지만 사명감으로 버틴다”고 말했다.
5월 지방선거를 비롯해 각종 선거가 몰리면서 전국의 지역 선관위가 사상 최대의 ‘선거 대목’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자정을 넘겨서까지 야근하는 것은 예사고, 명절이나 국경일조차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형편이다.
국회의원 재·보선이나 지방선거처럼 통상적인 업무 이외에 최근 들어 선관위에 선거 사무를 위탁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도 한 요인.
지난해부터 위탁 받은 농수축협, 산림조합장 선거에다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와 국립대 총장 선거도 맡았고 최근에는 기업들에서 주주총회 사무도 요청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거가 예정된 지역도 적지 않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농수축협 조합장 선거는 올해도 2, 3월에 전국 600여 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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